WHO도 퍼질 가능성 대비…"사스처럼 치명적이진 않은 듯"
"같은 가족 사이 퍼졌을 가능성 있어…부부 감염 사례"
태국 中 환자 '발병 근원지' 우한 수산시장 방문한 적 없어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특파원 =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폐렴을 일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사이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중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의 연중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수억명의 대이동이 시작돼 바이러스 확산 우려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15일 웹사이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람 간에 전파된다는 명확한 증거는 아직 찾지 못했지만 제한적인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지속적인 사람간 전염의 위험은 비교적 낮다"면서 추가 연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같은 가족 사이에서 퍼졌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환자 중 1명이 사망하면서 지난 2002~2003년 중국 본토에서 349명, 홍콩에서 299명이 숨진 사스와 연관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우한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 41명 가운데 여성 1명은 남편에 의해 감염됐을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편은 폐렴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화난(華南)수산도매시장에서 일했지만 같은 병에 걸린 부인은 이 시장과 전혀 관련이 없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가족 내의 제한적인 사람간 전염이 있었을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WHO는 현재로서는 지속적인 사람간 전염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WHO는 세계 각지의 병원에 신종 바이러스의 예방·통제를 위한 지침을 내렸다.
앞서 지난 8일 우한에서 태국 방콕에 간 61세 중국인 관광객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인돼 바이러스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었다. 중국 이외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 환자가 우한에서 문제의 수산시장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보도했다. 이어 해당 환자가 우한의 다른 시장에서 바이러스에 걸렸을 수 있다면서 이는 바이러스가 우한의 다른 지역으로 퍼졌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한 위생건강위원회는 이 환자가 우한 시민으로 태국의 병원에서 안정적 상태며, 그와 밀접히 접촉한 사람들은 의학 관찰하에 있으나 현재로서는 이상 없다고 말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미 폐쇄된 수산시장에서 채취한 샘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됐다.
확진된 환자는 41명으로 남성과 중노년층이 많으며 대다수는 수산시장에 노출됐다. 이들의 주된 초기 증상은 발열과 기침이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1명이다.
당국은 확진 환자와 밀접히 접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14일간 의학 관찰을 해 증상이 발견되면 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홍콩·마카오와 대만의 전문가들이 13∼14일 우한을 시찰했다고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우한을 방문했던 보건 부문 관리들이 돌아오면 전문가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이 학계를 통해 공개한 유전자염기서열을 입수해 분석한 과학자들은 이번 신종 바이러스가 또 다른 코로나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처럼 치명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5일 이후 확진 판정을 받은 새 환자가 나오지 않은 것도 좋은 소식이다.
집단 발병 초기에는 사스 당시의 경험 때문에 중국 정부의 질병 통제 투명성에 대한 걱정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런 우려가 많이 잦아들었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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