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유산이나 자궁외임신(ectopic pregnancy) 후에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가 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PTSD란 전쟁, 자동차 사고, 폭행, 강간, 테러, 지진, 홍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은 뒤 나타나는 극심한 불안장애로 환자는 충격적인 사건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악몽에 시달리며 항상 초긴장 상태를 보인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의대 산부인과 전문의 톰 본 박사 연구팀은 유산이나 자궁외임신을 겪은 여성은 약 30%가 PTSD 증상이 나타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과 헬스데이 뉴스가 15일 보도했다.
임신 12주 이전에 유산하거나 자궁외임신을 겪은 여성 653명(유산 537명, 자궁외 임신 116명)을 대상으로 1개월 후와 9개월 후 시행한 감정과 행동에 관한 설문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1개월 후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증상은 29%가 PTSD 기준에 해당했다.
이밖에 중등도(moderate) 내지 중증 불안장애(24%)나 우울증(11%)을 보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증상들은 시간이 가면서 줄어들기는 했으나 9개월 후에도 18%가 PTSD, 17%는 불안장애, 6%는 우울증이 계속됐다.
따라서 유산이나 자궁외임신을 겪은 여성은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정신건강 검사를 받게 해서 PTSD 증상이나 불안장애, 우울증이 나타날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자궁외임신은 수정란이 나팔관, 자궁경부, 난소 등 자궁 이외의 부위에 착상하는 것으로 방치하면 착상 부위가 파열하면서 치명적인 내출혈이 발생할 수 있어 즉시 수술로 제거해야 하며 방치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산부인과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ecology) 최신호(1월 14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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