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비 '마지막 왕세자', 트럼프의 대이란 최대압박 정책에도 지지 표명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권좌에서 축출된 팔레비 왕조의 후계자인 레자 팔레비 전 왕세자가 현 이란 정권이 수개월 내 무너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란 정권과 협상을 하지 말 것을 서방에 촉구했다고 AFP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자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인 그는 지난해 11월과 최근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 격추 사고 이후 일어난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자신의 아버지를 권좌에서 끌어내린 1979년 시위를 떠오르게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에서 강연을 한 그는 "마지막 절정에 도달하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라고 본다"며 "지금은 최종 붕괴를 바로 몇주 또는 몇달 앞둔 시점으로, 이슬람 혁명이 발발하기 전인 1978년의 마지막 3개월과 흡사하다"고 말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소위 개혁론자들이 정권과 거리 두기를 하고, 시위대의 두려움이 완화된 모습이라며 이를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최대압박 정책에 동조하며 "이 정권이 정상적이지 않으며 행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내 동포들은 이 정권은 개혁 여지가 없으며 반드시 제거돼야 한다는 점을 이해한다"면서 "이란인들은 외교와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내버려 두지 말고, 세계가 정신적 지지 이상의 것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팔레비 왕조의 복원 가능성은 일축했다.
그는 세속 민주주의 정권 도입을 원하는 이란인들로 이뤄진 '광범위한 연합'을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이란 국민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내가 아니라 이란 국민에 관한 것"이라며 "(메시지) 전달자를 싫어할 수는 있겠지만 메시지 자체에 잘못된 것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쿠데타로 집권한 레자 칸이 1925년 창건한 팔레비 왕조는 미국의 도움으로 서구식 근대화를 추진하는 등 친미 노선을 추구했다. 이런 까닭에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팔레비 왕조가 무너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대표적인 친미 국가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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