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내 언론통제 넘어, 해외서도 자국시각 전파 노력 강화"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중국 정부가 자국 입장을 공격적으로 확산시키는 선전전을 전 세계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한 인권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WP는 국내에서 검열 확산과 관영 언론의 통제에 만족하지 않은 중국 공산당이 자국의 시각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을 급격하게 강화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의 국제인권감시단체인 프리덤하우스의 중국 담당 선임 분석가로 '베이징의 글로벌 메가폰'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한 세라 쿡은 "중국은 자국을 국제적 모범 사례로 홍보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쿡은 "베이징(중국)은 전 세계 미디어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수단을 갖고 있는데, 그 전략은 특히 2017년 이래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연말 중국이 홍콩 시위와 관련해 입장을 냈다는 이유로 제재하겠다고 밝힌 몇몇 비정부기구(NGO)에 포함된 단체다. 중국은 미국 등 서방 세력의 홍콩 사태 개입을 연일 비난해 왔다.
WP에 따르면 관영 미디어를 주축으로 하는 중국 미디어들은 신장 등에서 무슬림을 상대로 재교육 캠프를 운영하는 것은 급진주의를 포기하게 하는 조치라고 소개하고, 홍콩과 대만 내 반(反)중국 정서는 미국의 교묘한 개입과 연결지어 보도하고 있다.
중국 내에선 가령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공산당을 비판하는 기사는 기존 매체에서 제외되거나 인터넷에서 삭제된다.
최근 3년간은 중국 당국이 해외에서 이러한 시도를 더욱 공격적으로 취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른 국가의 내정에는 참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중국의 선전은 해외 어디에서나 이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프리덤하우스의 보고서에서 데이비드 샴바우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중국이 이른바 '소프트 파워' 강화에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6천억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이 2016년 말 출범시킨 글로벌 TV 방송국 '중국 글로벌TV 네트워크'(CGTN)는 현재 영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아랍어, 러시아어 채널을 두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170여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은 또한 경제적 지렛대를 활용해 아프리카에선 케이블 패키지에 자국의 뉴스 채널을 둘 수 있게 됐고, 포르투갈 등의 국가에선 주류 채널에 자국 프로그램을 포함할 수 있게 됐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미국 뉴욕시의 가판대나 워싱턴의 의회 사무실, 아프리카 지역 항공기, 아시아의 호텔에서도 볼 수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이뿐 아니라 자사 섹션인 '차이나 워치'를 WP와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도 게재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에서 시 주석의 이미지가 개선된 점을 거론하며 중국의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일부 측면에선 주목할 만큼 효과적이고 정치·경제적으로 큰 효과를 발휘했다"고 평했다.
그러나 반대의 움직임도 있었는데, 영국 미디어 규제기관이 CGTN의 최근 2년간 방송규정 위반 여부에 대해 8건의 조사를 개시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보고서는 "향후 중국의 (이러한) 관행에 대한 잠재적 영향이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WP는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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