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무역수장 "미·중 무역합의, WTO 규정 준수 여부 살펴봐야"

입력 2020-01-17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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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무역수장 "미·중 무역합의, WTO 규정 준수 여부 살펴봐야"
"미·EU 항공기 보조금 분쟁, 중국만 이롭게 할 것" 우려
"글로벌 디지털세 부과, 미국 포함 모두가 결국 받아들일 것" 전망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의 필 호건 무역 담당 집행위원은 16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간 1단계 무역합의 내용이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호건 집행위원은 이날 런던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여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했다. 이는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첫 관세 폭탄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약 18개월 만이다.
호건 집행위원은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면서 미·중 무역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이 "약간 불완전하다"고 평가했다.
호건은 "그들은 통상적인 합의 틀에서 벗어나 양자 간에 직접적으로 합의를 진행해왔다"면서 "이것이 WTO 규정을 준수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국과 EU가 중국에 요구해 온 "구조적 개혁" 역시 합의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2단계 협상에서 무엇을 다룰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와 미국이 항공기 제조사인 유럽의 에어버스, 미국 보잉에 대한 보조금을 둘러싼 분쟁을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가 구글, 아마존 등 인터넷 대기업에 대한 디지털세를 도입하고, 미국이 이에 대한 보복으로 관세 부과를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그는 글로벌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
호건 집행위원은 "결국은 인터넷 기업에 대한 글로벌 조세 부과에 대해 미국을 포함해 모두가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WTO 개혁 지연에 대해서는 대선이 끝난 뒤인 2021년 미국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브렉시트 전환기간이 끝나는 연말까지 영국과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 협상을 모두 마무리 짓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견해에 동의했다.
호건 집행위원은 "게임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이끄는 능력, 벼랑 끝 전술을 펼치는 능력은 이번 경우에는 먹히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며 사실상 영국 정부에 경고를 내놨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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