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수출·건설투자 조정국면…설비투자 부진 벗어나는 중"(종합)

입력 2020-01-17 11:25   수정 2020-01-17 15:06

정부 "수출·건설투자 조정국면…설비투자 부진 벗어나는 중"(종합)
기재부 '최근 경제동향' 1월호…"작년 성장률, 2.0% 전망에 부합하는 상황"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과 건설투자의 조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는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는 가운데 설비투자도 점차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정부는 지난해 4월호부터 10월호까지 7개월 연속으로 그린북에서 '부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는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지난해 11월호부터는 이 같은 표현을 삭제했으며, 1월호에서도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 설비투자 등의 흐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설비투자에 대해서는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표현했고, 수출과 건설투자에 대해서는 '성장을 제약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망치인 2.0%에는 부합할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경기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시사했다.
홍민석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4분기 실물지표와 정부의 이월·불용 최소화를 통한 성장 기여도를 감안하면 작년에 제시한 성장률 2.0% 경로, 성장 전망에는 여전히 부합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했고 11월 상승폭도 유의미하게 컸다"며 "대외 여건에서 추가적인 악재가 없고 동행지수가 선행지수와 약 6개월의 시차를 두고 변화를 보이면 경기가 올라가는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개선 조짐과 1단계 미·중 무역 합의문 서명,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면서도 미중 협상의 전개 상황과 반도체 경기회복 강도,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를 불확실 요인으로 봤다.
지난해 11월과 12월 글로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기준선인 50을 넘기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기선행지수도 10월과 11월 연속으로 플러스를 보인 것을 글로벌 제조업 경기개선 조짐으로 꼽았다.
또 이달 D램 현물가가 전월보다 유의미하게 상승했고,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디램 익스체인지에서 올해 1분기 업황의 조기 회복을 점치는 전망을 한 것도 반도체 업황이 회복되리라는 기대감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정부는 2020년 경제정책방향에 반영된 투자·소비·수출 활력 제고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기 반등 모멘텀을 조속히 마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주요 지표를 보면 지난해 12월 수출은 1년 전보다 5.2% 감소했다.
세계 경제 둔화와 반도체 단가 하락 속에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다만 이달 1∼10일에는 수출이 5.3% 증가했고, 이 같은 추이를 바탕으로 이달 일평균 수출액이 증가로 돌아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1월에 설 연휴가 있어서 월간 기록이 (1년 전보다) 더 늘지 않을지 모르지만, 일평균 수출액은 분명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작년 11월 건설투자는 전월보다 1.8% 감소했다. 건설기성(불변) 가운데 토목 실적은 1.0% 증가했지만 건축실적이 2.9% 줄면서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건설수주(경상)가 1년 전보다 증가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건축허가 면적과 분양물량이 감소하면서 향후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 투자가 늘면서 전월보다 1.1% 상승했다.
같은 달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감소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1.4% 늘어 전(全)산업생산은 0.4% 증가했다.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3.0% 증가했다. 내구재(3.4%)와 준내구재(5.6%), 비내구재(1.9%)가 모두 증가하면서 증가세를 동시 견인했다.

12월 소비 관련 속보치를 보면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6.6% 증가했다.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3.3%, 5.9% 감소했다. 온라인 매출액과 카드 국내 승인액은 각각 5.1%, 9.6% 늘었다.
한국을 찾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는 26.9% 증가해 12월 소매판매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0.4로, 전월보다는 0.5포인트 내렸지만, 기준선인 100을 회복했다.
한편 12월 취업자 수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확대돼 1년 전보다 51만6천명 증가했다.
같은 달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세가 둔화하면서 1년 전보다 0.7% 상승했다.
기업심리를 나타내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의 12월 실적지수는 전월과 동일한 74로 보합을 가리켰고, 1월 전망지수는 2포인트 오른 73을 가리켰다.
국내 금융시장은 12월 중 주가는 상승, 국고채 금리를 소폭 하락했으며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지난해 12월 전월 대비 0.38%, 전세가격은 0.22% 상승했다.
heev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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