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왕이, 방중한 베네수엘라 외교장관과 연쇄 회동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중국이 미국과 갈등을 빚는 중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에 손짓을 보내면서 미국을 정조준해 내정 간섭 반대 입장을 천명했다.
17일 중국 외교부 등에 따르면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 부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에서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교장관을 만나 미국이 국가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친분을 과시했다.
왕치산 부주석은 "중국은 외부 세력이 한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베네수엘라와 함께 소통과 협조를 강화하고 전면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레아사 외교장관은 베네수엘라 문제에 대한 중국의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중국은 세계 평화와 공평, 정의를 수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베네수엘라는 중국의 발전 경험을 배워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아레아사 외교장관과 회담에서 새해 첫 방중한 외국 외교장관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지난해 베네수엘라가 어려움을 겪었는데 중국은 유엔 헌장을 지키고 국제 정의를 지킨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왕이 국무위원은 "중국은 베네수엘라가 당면한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라고 주장해왔다"면서 "먼로주의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제재와 압박은 민심을 얻지 못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해결책은 출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왕 국무위원은 베네수엘라 현 정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 베네수엘라 문제가 정치적 해결이 이뤄지도록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레아사 장관은 중국의 지지에 거듭 감사하며 "중국이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한 데 찬사를 보내며 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중국 입장을 적극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은 2018년 치러진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부정 의혹이 있다며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유일한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인정하고 마두로 정권에 제재를 단행해 극한 대립을 거듭하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