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별 843억원∼3천373억원 준비…"고객 확보에 유용한 전략"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의 '정보기술'(IT) 공룡'들이 이번 춘제(春節·설)에도 적게는 5억 위안(약 843억원)에서 많게는 20억위안(약 3천373억원) 상당의 '디지털 세뱃돈'을 뿌린다.
중국의 거대 IT 회사들이 다가올 음력 새해를 앞두고 거액의 디지털 훙바오(紅包·붉은 봉투), 즉 디지털 세뱃돈을 준비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중국 최대의 명절인 춘제를 맞아 중국인들은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연휴를 즐기게 된다.
연휴 기간 중국인들은 고향을 찾아 대규모 이동을 하고, 가족과 함께 TV를 시청하거나 인터넷을 통해 영화, 오락, 스포츠 등의 콘텐츠를 즐긴다.
중국의 IT 기업들은 춘제 이용 기간 인터넷 트래픽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며, 디지털 훙바오는 고객을 잡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SCMP에 따르면 바이트댄스의 라이브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두<手+斗>音)은 지난 14일부터 이 앱의 이용자들에게 총 20억 위안 상당의 디지털 훙바오를 나눠주는 캠페인을 개시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의 인기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의 모기업이다.
또 중국 최대의 검색 엔진 기업인 바이두(百度)도 지난 15일부터 5억위안 상당의 디지털 훙바오를 공짜로 뿌리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특히 더우인의 라이벌인 콰이쇼우(快手)는 중국 중앙(CC)TV의 2020년 음력 새해맞이 특집 프로그램인 '춘완'(春晩)의 공식 파트너로 선정돼 시청자들에게 10억위안(약 1천686억원)의 디지털 세뱃돈을 뿌린다.
중국인들은 춘제 전날 밤 CCTV의 생방송 갈라쇼인 춘완을 시청하면서 음력 새해를 맞는 풍습이 있다.
이는 CCTV가 춘완 생방송을 시작한 1983년부터 중국인들의 음력 새해맞이 관행이 되었으며, 2019년 춘완 프로그램은 중국 국내외 해외 각지에서 11억명 이상이 시청했다. 2019년 춘완 프로그램의 공식 스폰서는 바이두였다.
아울러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는 디지털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를 통해 5억 위안 상당의 디지털 훙바오를 뿌린다.
알리바바는 또한 CCTV 춘완 프로그램의 전자상거래 파트너로 공식 선정된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를 통해 20억 위안의 훙바오를 나눠줄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춘제에 가족과 이웃에 훙바오를 주는 풍습이 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騰迅·텅쉰)의 위챗 등이 디지털 훙바오 서비스를 시작한 2015년부터 중국의 IT 기업들은 디지털 훙바오 서비스를 자사 고객을 늘리는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의 전문가들은 춘제에 디지털 훙바오를 공짜로 나눠주는 것이 적은 돈으로 이용자 수를 늘리는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인터넷 산업 전문가인 장딩딩은 "디지털 훙바오를 통해 짧은 기간 이용자를 늘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IT 기업들이 단순히 돈을 뿌릴 수는 없다. 이용자를 자신의 플랫폼에 잡아둘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