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여명 숨진 대재해…오늘 고베 추모행사서 "교훈 잊지 말자"
"114개 日활성단층 중 8개, 한진대지진 직전보다 위험도 높아"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6천434명의 사망자와 4만3천여명의 부상자를 냈던 일본 한신(阪神)대지진이 발생한 지 17일로 25년이 됐다.
교도통신과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 고베(神戶)시 주오(中央)구 히가시유엔치(東遊園地)에서 25년 전 한신대지진이 발생한 시간인 오전 5시 46분에 맞춰 묵념하고 희생자의 명복을 비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장에는 약 5천개의 대나무 등불을 이용해 지진이 발생한 날짜인 '1.17(1월 17일)'과 지진의 교훈을 마음에 새겨 다음 세대로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은 일본어 '키자무'(きざむ·새기다)를 형상화했다.
유족 대표인 우에노 요시히로(47) 씨는 당시 숨진 어머니를 언급하며 "눈을 감으면 항상 '힘내'라던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면서 "항상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추모사를 했다고 교도는 전했다.
NHK는 한신대지진 당시 초·중학생으로 대재해를 경험한 59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재해 이후 25년이 지난 지금의 기분과 생각에 대한 질문에 "지진 재해의 비참함을 극복"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한신대지진은 1995년 1월 17일 일본 혼슈(本州)와 시코쿠(四國) 사이에 있는 섬인 아와지시마(淡路島) 북부에서 발생한 규모 7.3의 지진이다.
이 지진으로 효고(兵庫)현 고베시, 아와지시마, 오사카(大阪) 등지에서 건물이 무너지고 불이 나면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지진은 오사카 북서부에서 아와지시마 섬까지 걸쳐 있는 활성단층의 일부가 엇갈려 움직인 것이 원인이 됐다.
일본 정부는 한신대지진을 교훈 삼아 지진조사연구추진본부를 설치하고 전국의 활성단층 가운데 길이 20㎞ 이상으로 지진이 발생할 경우 큰 영향을 초래할 114개 활성단층을 중점 조사해 앞으로 30년 내 지진이 발생할 위험을 평가해왔다.
지진 발생 위험을 4개 등급으로 구분하는데 지진 발생 확률 3% 이상인 가장 위험한 활성단층이 S등급이다. 한신대지진 발생 직전 해당 단층의 지진 발생 확률은 0.02~8%로 현재의 S등급에 해당한다.
NHK에 따르면 작년 1월 1일 기준으로 S등급으로 평가되는 일본 내 활성단층은 31개다. 이 중 8개 활성단층의 일부에선 지진 발생확률이 8%를 넘어 한신대지진 발생 전보다 위험하다.
위험한 순서로 보면 나가노(長野)현과 야마나시(山梨)현 사이에 있는 '이토이가와-시즈오카 구조선 단층대', 시즈오카(靜岡)현에 있는 '후지카와구치 단층대', 나가노(長野)현에 있는 '히나구 단층대' 순이었다.
일본에선 한신대지진 때와 같은 직하지진이 수도권에서 발생하면 대재앙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본 정부 기구인 지진조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히라타 나오시(平田直) 도쿄대 교수는 "2, 3년 지진이 없다거나 최근 며칠 많다고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동안 큰 지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대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NHK는 전했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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