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목희·문성현 만나 지원 요청…"쌍용차 투자 의지 확고"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김동규 기자 = 쌍용차[003620] 대주주인 마힌드라가 2022년까지 쌍용차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는 사업계획을 산업은행에 구두로 제출하고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17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약 1시간 동안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지는 확고하다"며 "쌍용차가 여러 가지로 어렵지만, 2022년까지 손익분기점을 만들기 위한 일체의 사업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다. 산은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부위원장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쌍용차 측은 "고엔카 사장이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사업계획을 구두로 설명했고, 산은이 이에 대한 청사진을 요구해 제출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마힌드라가 산은에 쌍용차에 대한 자금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을 밝힌 셈이다.
고엔카 사장은 이 부위원장과 문 위원장에게도 쌍용차 관련 사업계획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한국 관계 당사자들에게도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이에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문제"라며 "미래차 전략을 잘 세우고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국민을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날 입국한 고엔카 사장은 입국 직후 쌍용차 평택 공장으로 내려가 직원 간담회를 열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2천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이달 말 화상 이사회를 개최한다.
직원 간담회에서 고엔카 사장은 구체적인 투자 방법은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쌍용차를 단기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엔카 사장은 이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을 찾아 이동걸 회장을 만났다.
산은은 면담 직후 낸 자료에서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지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면서도 자금지원 요청 관련해서는 말을 아꼈다.
산은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업계에서는 고엔카 사장이 대주주 투자 계획과 쌍용차 자체 경영쇄신안 등을 들고 가 주채권은행인 산은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이 부위원장과 문 위원장 면담을 통해 업계 추측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다.
앞서 쌍용차 노조는 작년 말 인도를 방문하고 돌아와 마힌드라가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2천3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등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산업은행이 쌍용차를 지원할 경우"라는 단서가 달렸다고 전했다.
산은은 이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은은 이미 쌍용차에 자금 대출, 대출 상환 연장 등을 한 만큼 대주주가 더욱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산업 일자리를 감안할 때 총선을 앞둔 지금 마힌드라의 요청에 정부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한편에선 산은이 2대 주주인 한국GM과는 상황이 다른 쌍용차를 지원하면 퍼주기 논란이 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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