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방위 담당 '각료 4인' 명의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미국과 일본이 안전보장조약 개정 60주년을 이틀 앞둔 17일 양국 동맹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일본의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 등 양국 각료 4명 이름으로 나온 공동 성명은 미일 동맹이 "민주주의, 인권 존중, 규칙(룰)에 기초한 국제질서 가치에 대한 흔들림 없는 약속(책임·commitment)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일동맹은 지역 안보 협력 등을 통해 자유롭게 열린 인도태평양이라는 양국 공통의 비전을 실현하면서 양국 평화와 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역할을 다해왔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미일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강고하고 폭넓으면서도 불가결한 것이 됐다"면서 "과거 60년의 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앞으로도 동맹을 강화해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와 제반 원칙을 견지한다는 흔들림 없는 약속을 재차 표명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마이니치신문은 양국이 앞으로도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원칙을 명기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성명에는 "양국이 공유하는 가치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는 일본 자위대와 미군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는 문구도 포함됐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현 일본 총리의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총리가 1960년 1월 19일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당시 미국 대통령과 서명하고 같은 해 6월 23일 발효된 신 안보조약은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의 국제 질서를 규정한 1951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맞춰 미국과 일본이 체결했던 기존 안보조약을 개정한 것이다.
개정 당시 미국과의 군사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이유로 일본 내에서 격렬한 반대 운동이 일어나 기시 당시 총리의 사퇴를 초래하기도 했던 신 안보조약의 특징은 일본이 무력공격을 받을 경우 양국이 함께 위험에 대처한다는 내용으로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 조항을 새롭게 넣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과 옛 소련의 냉전이 한창이던 시절에 체결된 이 조약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공격을 받아도 일본은 소니 TV로 지켜보면 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간 여러 차례 조약의 불공평성을 거론해 왔다.
트럼프 정부는 일본이 주일미군 주둔 비용을 더 부담하고 미국산 무기 구입도 늘려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주일미군 주둔 경비의 부담 비율을 정한 특별협정이 내년 3월 만료되는 것을 앞두고 올해 본격화할 신 협정 교섭 과정에서 이런 요구를 노골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부담 비율을 논의하는 협상이 올 여름 이후 본격 시작된다며 트럼프 정부가 증액을 요구할 태세여서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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