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맥길대 연구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스테로이드계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여성의 대장·췌장·폐 등에 생겨서 간(肝)으로 전이된 암 종양의 성장을 촉진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왔다.
또한 간의 면역 미세환경(immune microenvironment)이 암컷과 수컷의 전이성 암세포에 다르게 반응한다는 것도 처음 밝혀졌다.
캐나다의 맥길대 보건센터(RI-MUHC)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16일(현지시간)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된 논문 개요에 따르면 간으로 전이된 암에 작용하는 면역 미세환경이 생쥐 암수에서 다르게 제어된다는 발견에서 이번 연구는 시작됐다.
연구진은 대장·췌장·폐에 암이 생기게 조작한 생쥐를 모델로, 간으로 전이하는 암세포 사이의 상호 작용과 간 특유의 미세 환경을 관찰했다.
대장·췌장·폐에 발생하는 암은, 성 편향성( sex bias)이 분명하지 않고, 성호르몬에 의존해 성장하지도 않는 유형이다.
이 실험에서 연구팀은, 간의 전이 부위가 넓어지는 데 에스트로겐이 작용한다는 걸 발견했다. 암 종양의 간 전이는, 주요 암 사망 원인 가운데 하나다.
에스트로겐은, MDSC(골수 유래 억제 세포)나 면역억제 대식세포와 같은 골수 유래 면역세포가 간에서 늘어나는 정도를 조절했다.
암세포가 간에 전이했을 때 골수 등에서 투입되는 면역세포는 암세포를 죽이는 능력을 갖췄다.
하지만 종양 전이 이후의 미세환경에 처하면 거꾸로 면역을 억제하고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작용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암세포의 성장에 관여하지 않던 MDSC가, 간에 전이한 종양 주변의 미세환경이 변화하면 암세포 성장에 직접 작용했다.
논문의 제1 저자인 프니나 브로트 교수는 "MDSC는, 암세포를 죽이는 게 역할인 T림프구의 작용을 방해해, 전이된 암 종양의 성장을 되레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RI-MUHC 암 연구 프로그램의 수석 과학자로서 외과·종양학과 교수를 맡고 있다.
에스트로겐은 면역에 저항하는 환경을 유도해 종양 세포의 성장을 도왔다. 그래서 에스트로겐을 제거하면 MDSC의 축적과 활동 수위가 낮아졌다.
브로트 교수는 "젊은 층에서 대장암 환자가 늘고 있는 점 등을 생각할 때, 성별로 더 특화된 치료 전략을 세우려면 이번 연구 결과가 충분히 검토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ch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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