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히잡(이슬람권 여성이 머리에 쓰는 스카프) 미착용 논란에 휘말린 이란의 여성 체스 심판이 안전상의 이유로 최근 귀국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19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머무는 이란의 여성 심판 쇼흐레 바야트(32)는 지난주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국에서 거센 비판을 받자 이런 입장을 내놨다.
그는 지난 17일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이란에 돌아갈 경우 안전하다고 확신할 무언가를 그들이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것들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논란은 상하이에서 열린 '2020 세계 여성 체스 챔피언십' 상하이 대회 기간 촬영된 사진에서 비롯됐다.
국제체스연맹은 이번 대회를 중국 상하이(1월 4일∼13일)와 블라디보스토크(1월 14일∼24일)로 나눠서 개최한다.
이란 언론이 대회 기간 촬영된 사진을 근거로 바야트가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기 때문이다.
바야트는 사진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였던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란 체스연맹은 바야트에게 사과문을 작성한 뒤 이를 온라인에 직접 올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바야트는 체스연맹의 요구를 거부했고 2단계 대회인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아예 히잡을 벗어 던졌다.
나이절 쇼트 국제체스연맹 부회장은 트위터에 바야트를 "조국을 위한 위대한 대사"라고 칭하며 그의 결정을 지지했다.
앞서 이란의 정상급 체스 선수인 미트라 헤자지푸르는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가대표팀에서 퇴출당했다.
지난 12일 태권도 선수인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린(21)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에서 수백만명의 여성이 억압받는다면서 이란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란 사상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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