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서 리비아 내전 중재회담 시작…회담 결과 불확실

입력 2020-01-20 00:57  

베를린서 리비아 내전 중재회담 시작…회담 결과 불확실
메르켈·마크롱·에르도안 등 내전 당사자와 개별 면담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19일(현지시간) 12개국 지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리비아 내전 사태를 중재하기 위한 회담이 시작됐다.
회담에는 주최측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등이 각국을 대표해 참석했다.
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중재를 위해 참석했다.
특히 내전의 당사자로 리비아 통합정부(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리비아국민군(LNA) 칼리파 하프타르 사령관도 베를린에 도착해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높였다.
이번 회담은 지난 12일 모스크바에서 GNA와 LNA 대표단 간에 휴전 협정 협상을 벌였으나 결렬된 지 7일 만에 열렸다.
GNA와 LNA는 지난 11일 러시아와 터키 측에서 제안한 휴전을 받아들여 12일부터 휴전을 선언했으나 휴전 협정이 체결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교전이 재개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유엔은 이번 회담에서 참가국들이 리비아 내 적대행위 중단 및 휴전 지속과 외세의 개입 중단 등에 합의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어 유엔은 이달 말 제네바에서 리비아 내 각 파벌 간의 회담을 주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회담 전날 하프타르 사령관을 지지하는 무장조직이 주요 원유 수출항을 봉쇄해 이번 회담에 부정적인 신호를 주면서 회담 결과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회담에 앞서 알사라즈 총리는 dp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심할 수밖에 없는 오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하프타르 사령관에 대한 불신을 나타냈다.
전체 회의에 앞서 각국 지도자들은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알사라즈 총리와 하프타르 사령관을 따로 만났고, 마크롱 대통령은 하프타르와 회담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취재진에게 외국 군대의 개입이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비아 내전 사태 해결에 보조를 맞춰온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개별 회담을 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하프타르 사령관을 겨냥해 "정치적 해결책과 다른 단계의 해결책 이행을 위해서는 하프타르 사령관의 적대적인 태도가 종식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알사라즈 총리와 별도로 만나기도 했다.
터키는 최근 GNA를 지원하기 위해 파병을 시작하며 리비아 내전 사태에 개입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민중봉기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2014년부터 수도 트리폴리 등 서부를 통치하는 GNA와 하프타르 사령관이 이끄는 동부 군벌 세력으로 양분됐다.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사령관이 자신을 따르는 부대들에 트리폴리 진격을 지시한 뒤 내전이 격화됐다.
하프타르 세력의 트리폴리 진격 이후 280명의 시민과 2천여 명의 군인이 사망했다. 또, 15만 명의 시민이 집을 떠나 피난길에 올랐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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