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공격적 광고전에 단가 급등…울상짓는 후보들

입력 2020-01-21 08:58   수정 2020-01-21 16:54

블룸버그 공격적 광고전에 단가 급등…울상짓는 후보들
8주간 3천억원 가까이 쏟아부어…광고단가 20% 상승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막대한 재력을 활용해 공격적 광고에 나서자 다른 대선 주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출마 선언이 늦은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만회하기 위해 재산이 약 500억달러(약 58조원)에 달하는 억만장자의 이점을 십분 이용, 천문학적 광고비를 쏟아부음에 따라 TV광고 시장에서 단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지난해 11월 말 출마를 선언한 뒤 8주 동안 무려 2억5천만달러(약 2천900억원)를 광고에 쏟아부었다.
블룸버그의 출마 선언 이후 TV에서 정치광고 가격이 20%나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비슷한 예로 지난달 실시된 텍사스주 휴스턴 시장 선거의 경우 블룸버그의 공격적 광고 공세가 이뤄지던 시점과 맞물리는 바람에 시장 선거가 끝났을 때 휴스턴 지역의 정치광고 단가가 45% 오른 상태였다고 한다.
블룸버그는 초기 경선지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을 포기하는 대신 나머지 48개 주 경선에 참여하는 전략을 마련한 뒤 이들 주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물량 공세를 벌이고 있다.
물론 TV 광고 단가 상승이 온전히 블룸버그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2월 초 민주당과 공화당의 경선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광고가 늘어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광고 단가가 크게 높아진 것은 다른 출마 준비자들이 애초 계획한 광고 전략을 예정대로 집행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들 공산이 크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면 광고 지출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다음달 열릴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에서 60초간 광고 시간을 확보해둔 상태다. 슈퍼볼은 세계에서 광고료가 가장 비싼 행사 중 하나로 손꼽힌다.
뉴스 케이블TV도 블룸버그가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광고 매체로, 그는 출마 선언 첫 주에 가장 비싼 시간대 프로그램의 광고를 대거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황금시간대 광고는 2만4천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더욱이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15개 주에서 일제히 경선을 치르는 3월 3일, 이른바 '슈퍼 화요일' 광고 물량 확보에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광고전략을 두고서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등 점진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견해와, 광고비 지출에 비해 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이 엇갈린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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