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시장 통신사 중심 재편…KT·LGU+·SKB 경합 국면
SKB, 합병법인 4월 1일 출범 계획…"공적 책무 충실히 이행"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의 합병이 최종 승인됐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 5월 합병을 신청한 이후 8개월만으로, 이로써 업계를 뜨겁게 달군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마무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1일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3개사의 법인 합병과 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최다액출자자 변경 건에 대해 조건을 부과해 허가했다고 밝혔다.
양사의 합병 논의는 지난해 2월 양사의 모회사인 SK텔레콤과 티브로드가 합병 추진을 발표하고, 5월 9일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티브로드 계열법인의 합병·인수 관련 변경허가·인가 등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과기정통부는 시청자 의견수렴과 공개토론회, 심사위원회 심사 등 절차를 거쳐 논의를 본격화했으며, 양사의 합병은 지난달 30일 1천점 만점에 기준점(700점)을 넘는 755.44점을 받아 '적격' 판단을 받았다.
다만 과기정통부는 ▲ 공정경쟁 ▲ 이용자편익 ▲ 지역성 강화 ▲ 고용 안정 등 조건을 부과했다.
이어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에 SO의 합병 변경허가에 대한 사전동의를 요청했으며, 방통위는 지난 20일 14가지 조건과 3가지 권고 사항을 부과한 사전 동의안을 의결했다.
방통위가 제시한 조건별 주요 내용은 ▲ 합병 법인 공적 책임 제고 ▲ 지역성 강화 ▲ 공정경쟁 거래질서 준수 유도 ▲ 시청자 권익 보호 및 확대 ▲ 실효적인 콘텐츠 투자 유도 ▲ 인력 운용 및 협력업체 상생 등이다.
과기정통부는 방통위가 사전동의를 한 지 하루만인 21일 곧바로 양사의 합병을 허가·승인하고 이들 기업에 최종 허가 사실을 통보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합병 사안은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한 사업자의 자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라며 "이번 결정을 통해 국내 미디어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의 합병 승인으로 향후 절차는 금융감독원 신고와 이사회·주주총회 등을 남겨두게 됐다.
SK브로드밴드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기일을 오는 4월 1일로 공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SK브로드밴드는 입장 자료를 통해 "이번 인수·합병(M&A)은 급변하는 유료방송 시장에 대응하고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이어 "향후 이용자 편익 증진을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IPTV(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와 케이블TV를 비롯한 미디어 업계의 상생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합병법인은 국내 미디어 시장 발전을 선도함과 동시에 유료방송 사업자로서 공적 책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한 데 이어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유료방송 시장은 통신사가 주도하는 '3강' 체제로 재편됐다.
이번 합병으로 KT 계열의 점유율이 31.1%, LG유플러스 계열의 합산 점유율이 24.5%,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의 합산 점유율이 23.9%로 3사 경합 국면이 됐다.
업계에서는 독보적인 1위 업체가 사라지면서 유료방송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 체제가 촉발되고, '빅딜'에 이은 추가 '스몰딜'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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