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입헌군주제 전복, 근거 없다"…'정당법 위반'은 해산 가능성 거론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 제3당인 퓨처포워드당(FFP)이 해산 위기를 일단 넘겼다.
21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후 판결을 통해 FFP와 당의 주요 인사들이 입헌군주제를 무너뜨리려 했다며 제기된 정당해산 심판 청구에 대해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태국의 한 변호사는 FFP가 입헌군주제에 반대한다는 이유를 들어 헌재에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이 변호사는 근거 중 하나로 당 규정에 '국가수반으로서 왕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라는 통용되는 문구 대신 '헌법과 함께 하는 민주주의'라는 문구를 썼다는 이유를 들었다.
또 역삼각형 모양의 FFP 당 로고가 음모론자들이 세계 지배를 모색하는 비밀결사 단체라고 주장하는 '일루미나티'의 그것과 유사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런 이유로 이번 헌재 재판은 '일루미나티 사건'으로도 불렸다.
그러나 헌재는 FFP 및 타나톤 중룽르앙낏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입헌군주제를 무너뜨리려는 의도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또 헌재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 청구도 개인이 아닌 선거관리위원회가 제기해야 한다며 적법한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FFP는 일단은 정당 해산 위기를 넘겼지만, 당의 운명은 여전히 위태로운 상태다.
선관위가 타나톤 FFP 대표가 지난해 3월 총선 전후로 당에 거액을 대출해 준 것은 정당법 위반이라며 지난해 12월 헌재에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친정부적 판결'의 전례를 볼 때, 헌재가 정당 해산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FFP 지도부도 출당 조치를 당한 4명을 제외한 77명의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당이 해산하더라도 다른 당으로 소속을 옮겨 진보적 정치 활동을 계속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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