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사스 때와 판박이…"대북 제재로 의료기술·약품 부족"
외국인 입국 막는게 최상의 방법…춘제 특수 놓쳐 외화난 우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윤구 김진방 특파원 =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자국 내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금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내 북한 전문 여행사들은 최근 북한 당국으로부터 '우한 폐렴' 확산때문에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중단한다는 통지를 받았다.
이들 중국 여행사는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맞아 대규모 단체 관광객을 평양 등에 보낼 예정이어서 막대한 금전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에 따라 여행사는 예약 고객에 양해를 구하며 환불 의사를 전달한 상태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20일 북한 측에서 갑자기 통지가 왔다"면서 "우한 폐렴 때문에 북한은 관련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장기간 대북 제재로 외화 한 푼이 아쉬운 북한이 중국의 최대 연휴인 춘제에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막는 데는 부족한 의료 기술과 약품 때문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북한은 오랜 기간 제재로 각종 질병에 대한 치료와 예방 수준이 떨어진다"면서 "사람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는 방식은 거칠기는 하지만 북한으로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에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한창 유행이던 지난 2003년에 북한은 평양-베이징 항공 노선을 차단했으며 신의주 세관마저 일시 폐쇄하는 극약 처방을 쓴 바 있다.
덕분에 북한은 당시 아시아를 휩쓴 사스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극소수의 국가로 살아남았다.
2014년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자 북한은 또다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 같은 방식으로 전염병 확산에 대응했다.
한 관계자는 "이는 북한의 전염병 퇴치 및 확산 방지를 위한 전통적인 대처법이라 놀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철진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처장은 조선중앙TV와 인터뷰에서 "세계보건기구(WHO)와의 긴밀한 연계 밑에 이 새로운 악성 바이러스에 대한 위생선전사업을 강화하고 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한 사업을 전 국가적인 사업으로 힘있게 벌여 나가고 있다"며 적극 대처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북한 또한 '우한 폐렴'과 관련 주민들에게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귀가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사무실과 방 등을 철저히 소독하고 환기를 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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