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완치 환자 "41도 고열…음식 먹으면 바로 토해"

입력 2020-01-22 11:49   수정 2020-01-22 14:41

'우한 폐렴' 완치 환자 "41도 고열…음식 먹으면 바로 토해"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중국 '우한(武漢) 폐렴'이 확산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20여일 만에 완치된 남성이 인터뷰를 통해 41도에 이르는 고열 등 병의 증상에 대해 소개했다.
22일 중국매체 베이징(北京)청년보는 지난달 24일 우한 폐렴으로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다 이달 15일에야 퇴원한 왕캉(王康)씨를 인터뷰했다.

올해 23세인 왕씨는 후베이성 우한(武漢)시 한커우(漢口) 기차역 부근에서 물건을 파는 일을 했다. 한커우역은 폐렴이 처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약 500m 거리에 있다.
하지만 그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했으며, 수산물시장에는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달 22일께 화난 과일시장에 간 적은 있다고 했다. 그날 비가 조금 내렸는데 마침 우산이 없어 비를 맞는 바람에 오한 등의 증세가 있었지만 감기로 여겼다고 말했다.


왕씨는 초기 증상에 대해 "어지럽고 머리가 아팠다. 팔다리에 힘이 없고 쑤셔서 감기인 줄 알았다"면서 "이튿날 병원을 찾아 수액주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부터 몸에 열이 났고, 고열이 계속됐다"면서 "(입원 대신 병원을 방문해) 수액주사를 계속 맞았는데도 상태가 악화했다. 움직일 수 없고 몸에 힘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당시 채혈을 하고 다른 검사를 받았지만 폐렴인지는 알지 못했고, 수액주사가 소용없자 주말인 지난달 28~29일에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는 "주말 동안 먹을 수가 없었다. 먹으면 바로 토했다"면서 "죽과 물을 조금씩 마셨다"고 말했다.
병원 검사에서 간에 이상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집에서 연말을 보낸 뒤 1월 1일 셰허(協和) 병원을 찾아 검사하고 나서 처음으로 입원했다.
왕 씨는 "열은 보통 39도 정도를 유지했고, 가장 높을 때는 40~41도였다"면서 "해열제를 먹고 좀 열이 내렸지만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했다"고 밝혔다.
그는 입원 후인 2일 혈중 산소포화도가 60%로 떨어지는 등 생명이 위험한 상황이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셰허병원에서는 검사 결과가 나온 후 우한 내 확진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격리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진인탄(金銀潭) 병원으로 옮기도록 했는데, 왕 씨는 이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폐렴인지 몰랐다.
왕씨는 2일 저녁 진인탄병원의 완전히 격리된 집중치료실로 이송됐다. 다행히 왕씨는 3일부터는 열이 내렸다고 돌아봤다.
인터뷰에 따르면 왕씨는 지난달 24일 첫 증상을 느낀 뒤 9일째에야 입원했고 10일째에야 폐렴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된 셈이다.


왕씨는 누나의 간호 속에 치료를 계속한 끝에 10일 상태가 비교적 호전되면서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그는 "이 병은 특효약이 없다. 신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해 바이러스에 맞서도록 하는 것 뿐"이라면서 "이 병으로 다른 장기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또 입원 후에도 초반에는 하루에 10여 통의 수액주사를 맞았다고 전했다.
그는 진인탄병원의 상황에 대해 "상당수 의료진은 우한의 다른 병원에서 파견돼왔다. 베이징에서 온 전문가도 있었다"면서 "일손이 모자라 업무량이 많고,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퇴원 후 6일이 지난 인터뷰 당시 몸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지만 힘든 일을 할 수 없고 숨을 깊게 들이쉬기 어려우며 소화도 쉽지 않다고 전했다.
이어 누나가 병실에서 10여일간 자신을 간호했지만, 퇴원 후 감기에 걸렸을 뿐 폐렴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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