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각종 지수산출 허용기준 완화 추진
성장성 중심 상장요건 개편·ESG위원회도 연내 신설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한국거래소가 지수산출 기관에 대한 전문성 심사 기준을 완화해 올해 안에 각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주가·채권·선물 등과 관련한 다양한 자체 지수를 개발·산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또 거래소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세대 기업의 원활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진입을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으로 상장 요건을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22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도 주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거래소는 이해 상충 문제 등을 이유로 불허해온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자체 지수개발을 허용하기로 했다. 자체 산출한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다양한 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지수산출에 대한 거래소 규정은 지수 산출 경험이나 전문인력에 대한 규정이 까다로워 증권사 등에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거래소는 전문성 요건을 완화하는 대신 이해 상충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심사 기준을 강화할 방침이다.
라성채 거래소 본부장보는 "지수 산출과 상품 개발·운용이 한 회사에서 이뤄지면 상품 운용 성적에 따라 임의로 지수를 조작할 우려도 있다"며 "지수를 만드는 파트와 상품을 만드는 파트가 완벽히 분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날로 증가하는 해외직접투자 수요를 붙잡기 위한 상품과 다양한 인컴형 상품도 확충하기로 했다.
라 본부장보는 "이른바 '해외주식 직구족'의 투자 수요를 국내에서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글로벌 투자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해외 합성 상장지수펀드(ETF), 해외주식형 상장지수증권(ETN), 원자재 관련 고배율 ETN 등의 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거래소는 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3배 이상의 레버리지를 내는 ETN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 국내 증시에는 레버리지가 2배를 넘는 종목은 없다.
거래소는 또 정부의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에 발맞춰 부동산 펀드·리츠(REITs)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채권이자, 배당금 등 정기적 수익을 기반으로 설계된 '인컴형 상품'도 꾸준히 확충할 방침이다.
거래소는 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유동성 공급 종목 수를 666개 종목으로 전년보다 92개 늘리고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 시장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인 호가단위(Tick size)를 적정수준을 줄일 방침이다.
코스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서도 미래 성장성을 중심으로 한 시장 진입요건 체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보 공개 활성화를 위한 대책도 세웠다.
거래소는 최근 기업지원부 내에 ESG 전담팀을 설치하고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ESG 위원회도 신설할 방침이다.
ESG 위원회는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개정, 정보공개 우수기업 선정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밖에 거래소는 ▲ 사회책임투자(SRI) 채권 정보 공개 강화 ▲ 영문공시 활성화 ▲ 구조화 증권시장 상품체계 개편 ▲ 증권시장 퇴출 기준 현실화 ▲ 알고리즘 매매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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