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발원지 우한 긴급봉쇄…외부로 나가는 주민 통제(종합3보)

입력 2020-01-23 17:04  

'우한 폐렴' 발원지 우한 긴급봉쇄…외부로 나가는 주민 통제(종합3보)
우한 떠나는 항공편·기차·버스 중단하고 도로도 봉쇄
시내 대중교통 운영도 전면 중단…WHO "전염위험 최소화 강력 조치" 지지


(서울·상하이=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인 '우한 폐렴'의 발원지를 사실상 긴급 봉쇄하는 총력 대응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우한(武漢)시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지휘부는 23일 새벽 긴급 성명을 내고 오전 10시(현지시간)를 기해 우한을 떠나는 항공편과 기차, 장거리 버스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면서 운영 재개는 향후 별도로 통지하겠다고 밝혔다.

우한시 정부는 이번 조치가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병세의 확산을 단호히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특수한 원인이 아니라면 우한 시민들이 우한을 떠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조치는 사실상 우한에 대한 봉쇄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우한에서 나가는 고속도로와 국도 등 도로 봉쇄 방안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오후부터 우한으로 드나들 수 있는 주요 고속도로 요금소와 국도 진출입로 등은 대거 폐쇄됐다.
전날 오후 우한시는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전 도로에서 검문소를 설치하고 체온 전수 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혀 우한을 오가는 주요 도로에서도 사실상 봉쇄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의 검문과 통제가 이뤄질 것을 예고했다.
후베이성의 성도(省都)인 우한시 외에도 인근 어저우시에서도 이날 오후부터 철도가 멈추지 않는 등 후베이성의 다른 도시에서도 우한시에 준하는 수준의 봉쇄성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우한 폐렴' 환자와 사망자가 급속히 확산 중인 가운데 우한시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내버스와 지하철, 페리 등 도시 내 대중 교통 수단 운영을 전면 중단하는 긴급 조치도 함께 내렸다.
우한시는 시민들의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이 같은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전의 일부로 관측된다.
중국 정부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우한 폐렴'과 전쟁을 선포한 상태이다.
아직 명확한 감염 경로와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우한 폐렴'을 차상급 전염병으로 지정한 뒤 대응 조치는 최상급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사실상 총력 대응 체제를 갖췄다.


세계보건기구(WHO) 구성원을 비롯한 글로벌 보건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에 대한 기대와 사태의 심각성이 재확인된 데 대한 우려를 함께 드러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전염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조치"라고 지지를 보냈다.
미국 조지타운 대학의 공공보건 전문가인 로런스 고스틴은 "우한시가 그런 과격한 조처를 한 것을 보면 중국 중부의 대도시이자 교통 중심지인 우한에서 전염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일어나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한시는 인구가 1천100만명에 달하는 중국 중부의 주요 상공업 도시로서 중국 최대의 내륙 항구와 싼샤댐의 입구가 있는 지역이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우한시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으로 보고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움직임들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
영국은 자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우한을 방문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이미 세계 각국이 공항 검역을 강화한 가운데 러시아, 싱가포르,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에서 오는 탑승객 전원의 감염 가능성을 검사하기로 했다.
다수의 여행사에 따르면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한도 외국인 관광객을 금지하는 등 검역에 박차를 가했다.
중국 내에서는 우한시의 이번 봉쇄령을 두고 지지와 우려가 교차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인 네티즌들은 정부의 조치에 찬성하며 우한 시민들을 응원했다.
그러나 우한 주민들 가운데는 대중교통 운영 중단에 따른 환자들의 고충, 건강한 이들의 고립되면서 겪을 스트레스를 토로하는 이들도 있었다.
중국에서는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인해 600명 이상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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