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6천여명 추적 관찰…"가벼운 우울증이지만 악화할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우리나라 60세 이상 고령자 9.2%가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에 해당하는 '아증후 우울증'을 갖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아증후 우울증은 주요 우울장애의 엄격한 진단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증상이 악화해 신체기능, 인지기능, 기대수명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김기웅, 오대종)은 국내 60세 이상 6천640명을 대상으로 2년 단위(2012∼2014년, 2014∼2016년)로 코호트 연구를 한 결과, 9.2%가 아증후 우울증으로 진단됐다고 23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호주·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번 조사에서 당장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경도우울장애와 주요우울장애는 각각 1.6%, 2.2%였다.
김기웅 교수는 "아증후 우울증은 여성이면서 수면의 질과 사회경제 수준이 낮은 고령자에게 주로 발병하는 경향을 보였다"면서 "이는 이 질환이 주요우울장애나 경도우울장애와 발생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직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마저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에 익숙지 않다"면서 "만약 불면증 등으로 인해 지속해서 수면의 질이 낮다면 수면 조절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를 하기보다 아증후 우울증 진료도 함께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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