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보고서 "20년간 희망직업 우선순위 큰 변화 없어"…"새 직종 적극 알려야"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디지털 시대가 도래했다고 하지만 지난 20년간 아이들의 희망 직업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기술 혁명에도 불구하고 십대들은 여전히 교사, 의사, 변호사를 꿈꾸고 있다는 글로벌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난 20년간 일자리 분야의 획기적인 변화가 이른바 디지털 시대에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의 직업 선택에 별반 영향을 주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소셜미디어나의 부상이나 인공지능(AI) 같은 기술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새로운 세대의 희망 직업군은 소수의 직종에 좀 더 집중된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는 지적했다.
변호사와 경찰관 등 수 세기를 거슬러 올라가는 전통적 직업군이 계속해서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휘어잡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79개국 및 지역의 15세 청소년을 상대로 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에서 도출된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청소년들의 희망 직업군과 미래에 생길 일자리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안드레아스 슐라이허 OECD 교육기술국장은 "이번 조사는 너무 많은 십대들이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직업군, 특히 디지털화로 생겨나는 일자리를 무시하고 있거나 잘 모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전보다 더 많은 젊은이들이 가장 인기 있는 소수의 전통적 직업군인 교사, 변호사, 업무 관리자 등을 고르고 있는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OECD 보고서는 또한 성별이 미래 직업을 선택하는데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PISA 테스트에서 고득점을 한 소년들이 꼽은 희망 직업은 과학과 엔지니어링 분야가 압도적이었는데, 이들이 선택한 '톱 10' 직업군은 2000년 이후 별반 차이가 없었다.
반면 소녀들은 이제 미용사, 작가, 비서 등의 직업보다 건축가, 경찰관, 디자이너를 좀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직업 교육이 시대에 뒤떨어져 있으며, 전문직 종사자들도 최신 일자리 종류를 잘 모르고 있다는 우려로도 이어지고 있다.
젊은이들을 위한 교육과 고용을 위한 비영리기구인 '에듀케이션 앤드 임플로이어'(Education and Employers)는 초등학교에서 직업 관련 학습을 대폭 확대해 노동 시장에서 희망 직업과 일자리 기회 간에 발생하는 불연속성 문제에 대처할 것을 촉구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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