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사후 신동빈 '원톱 체제' 굳힐까…호텔롯데 상장에 이목

입력 2020-01-25 06:00  

신격호 사후 신동빈 '원톱 체제' 굳힐까…호텔롯데 상장에 이목
상장 통해 일본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 낮춰야 경영권 공고해져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한 뒤 롯데그룹이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명예회장 사후에도 롯데그룹 경영권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신동빈 회장이 '원톱 체제'를 더욱 굳히기 위해 상장을 서두를 것이라는 시각에서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의 지분을 장남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나눠 상속받더라도 '신동빈 원톱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공통적인 시각이다.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있었지만, 신동빈 회장이 이미 지난해 2월 한·일 롯데그룹에서 입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지주(보통주 3.10%, 우선주 14.2%)·롯데쇼핑(0.93%)·롯데제과(4.48%)·롯데칠성음료(보통주 1.30%, 우선주 14.15%)와 비상장사인 롯데물산(6.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 롯데홀딩스(0.45%)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광윤사(0.83%) 등의 지분도 있다.
현재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는 신동빈 회장 4%,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1.6%, 신격호 명예회장 0.4% 등이다. 이 밖에 종업원 지주회(27.8%)와 임원 지주회(6%), 관계사(13.9%)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종업원 지주회 등 신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의 지분을 더하면 신 회장과 우호 세력의 지분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 명예회장의 지분이 모두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상속되고, 신 전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광윤사가 보유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28.1%)을 더하더라도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지분 구조상 일본에 있는 우호 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건설과 롯데케미칼 등 롯데의 주요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을 19.07% 보유한 최대 주주다.
여기에 롯데홀딩스가 100% 지배하는 L투자회사와 광윤사 등 일본 관계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까지 더하면 롯데홀딩스의 호텔롯데 지분율은 사실상 99%에 달한다.
광윤사에 이어 롯데홀딩스 2대 주주인 종업원 지주회를 장악한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의 지지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큰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신 회장이 2015년 경영권 분쟁 후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치중해온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신 회장은 상장을 통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을 50%까지 낮추려고 했지만 2016년부터 시작된 검찰 수사와 재판 등으로 중단됐다.
이후로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으로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실적이 악화하면서 기업가치가 떨어져 재상장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신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호텔·서비스 BU장이었던 송용덕 부회장을 롯데지주 공동대표에 선임하고 그룹 재무통인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호텔·서비스 BU장에 임명하며 상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여기에 최근 '한한령' 해제 기대감이 커지면서 면세사업부 실적 개선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상장 추진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eshin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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