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에르도안 정상회담…난민·리비아 문제 논의(종합)

입력 2020-01-25 02:49  

메르켈·에르도안 정상회담…난민·리비아 문제 논의(종합)
에르도안 "리비아 혼란이 지중해 전지역 위협할 수 있어"
메르켈 "시리아 난민 수백만 명 수용한 터키에 감사"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만나 리비아 사태와 난민 문제의 해법을 모색했다.
두 정상은 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 문을 연 독일계 대학의 개교식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하고 내전 중인 리비아의 혼란이 정치적·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지난 19일 베를린으로 미국·러시아·터키·프랑스·영국·이탈리아·이집트 등 10여개국 대표를 초청해 리비아 사태 해결을 위한 회담을 열었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 회담에 참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공동 기자회견에서 리비아 회담을 주재한 메르켈 총리의 노력에 사의를 표하고 "리비아의 혼란이 전 지중해 지역을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2일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군벌 세력인 리비아국민군(LNA)이 수도 트리폴리의 미티가 공항을 공격한 것을 언급하면서 "칼리파 하프타르 LNA 사령관은 전혀 믿을 수 없는 인물"이라며 "잠정적인 휴전을 준수하도록 국제사회가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트리폴리 정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라며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비아는 '아랍의 봄' 민중봉기의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후 2014년부터 트리폴리를 중심으로 서부를 통치하는 리비아 통합정부(GNA)와 동부를 장악한 LNA로 양분돼 내전 중이다.
GNA를 지지하는 터키와 LNA를 돕는 러시아의 중재로 양측은 지난 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휴전안을 검토했으나, LNA 측이 휴전안에 서명을 거부하면서 휴전 협상이 결렬됐다.
이후 GNA의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와 LNA의 하프타르 사령관은 메르켈 총리가 주재한 회의에 참석해 잠정적인 휴전에 동의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 국가의 내전은 이웃 국가 뿐 아니라 독일을 포함한 모든 유럽 국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난민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벌어진 실수를 국제 사회가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같은 일이 리비아에서 벌어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내전 발발 이후 6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고 터키는 이 가운데 360만명 이상을 수용했다.



메르켈 총리는 "터키는 수백만 명에 달하는 시리아 난민을 보호 중"이라며 "이런 노력에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터키는 난민에게 고향으로 돌아가 나라를 다시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터키 정부는 2011년 이후 시리아 난민을 보호하는 데 약 400억 달러(약 46조7천억원)를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터키에 난민 신청을 하지 않고 터키를 거쳐 불가리아·그리스 등 유럽연합(EU) 회원국 국가로 들어가는 불법 이주민도 상당수다.
터키 이민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불법 이주민은 45만4천662명에 달했으며, 지난 5년간 터키에서 체포된 불법 이주민은 약 120만명에 달했다.
2016년 터키와 EU는 불법 이주민의 유럽 유입을 막는데 협조한다는 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터키는 적극적으로 불법 이주민 단속에 나서고 EU는 터키에 60억 유로(약 7조8천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약속한 지원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원 규모를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터키는 자국과 시리아 접경지대에 이른바 '시리아 안전지대'를 설치하고 터키 내 시리아 난민 가운데 100만명 이상을 이주시킬 계획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럽이 시리아 안전지대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지 않을 경우 난민에게 유럽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공개적으로 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지금까지 시리아 상황을 볼 때 난민이 고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며 "EU가 추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구상 중인 '시리아 안전지대' 설치안에 대해서는 "유엔난민기구(UNHCR)가 승인할 경우에만 지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UNHCR가 그것이 가능하다고 한다면, 우리는 UNHCR와 함께 그 계획을 지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ind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