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스라엘 정부가 국교가 수립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자국민이 여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르예 데리 이스라엘 내무장관은 "정부 안보 관련 부처와 협의한 결과 제한적 범위에서 이스라엘 국적자가 사우디로 여행할 수 있다고 결론 지었다"라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무슬림인 이스라엘 국적자가 성지순례를 위해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 메카, 메디나에 가거나 최장 9일 이내로 사우디 측에서 초청받아 사업 목적으로 방문하는 경우만 사우디 여행을 허용키로 했다.
이스라엘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국민의 사우디 여행을 허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통신은 "그간 이스라엘 국적자가 사우디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외교관이 쓰는 관용 여권 또는 특별 허가가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조처가 성사되려면 사우디 정부가 이를 승인해야 한다.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국민의 이스라엘 방문뿐 아니라 이스라엘 국적자의 입국도 불허한다.
양측은 표면적으로 적대 관계지만 '공동의 적'인 이란에 대처하는 문제에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이 때문에 양국이 물밑에서 관계를 개선하려고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는 정황이 여러 차례 드러났지만 아랍 이슬람권의 종주국을 자처하는 사우디가 이를 완강히 부인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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