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CCTV 인터뷰…"20일 국무원서 '갑류' 전염병 지정 후에야 주동적 업무"
지방정부 관리로서 한계 항변…"인민이 책임 묻는다면 물러날 것"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진방 안승섭 특파원 = 중국 후베이(湖北)성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국내·외로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시 시장이 전염병 발병 초기에 정보와 권한이 매우 제한됐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저우센왕(周先旺) 우한시장은 27일 관영 중앙(CC)TV와 인터뷰에서 정보 공개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지방 정부 관리로서 한계가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터뷰를 진행한 저우 시장은 "우리 역시 이번 감염병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 각 방면에서 정보 공개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정보 공개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전염병은 전염병만의 정보 공개 절차가 있다"면서 "지방정부로서 우리는 관련 정보와 권한을 획득한 다음에야 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시에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부분을 이해할 수 없었다"면서 "1월 20일 국무원에서 상무 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을 을류 전염병에서 갑류 전염병으로 대응 수준을 높인 뒤에야 우리는 주동적으로 업무를 할 수 있었다"고 항변했다.
저우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중앙정부의 정보 통제로 제때 우한 폐렴 관련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우한 봉쇄 조치에 대해 "우한시를 봉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면서 "하지만 우한을 봉쇄하는 것이 국가와 세계를 위해 공헌하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에 봉쇄 조치를 시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한을 봉쇄한 이후 우한 거주민의 외출이 대폭 줄어들었다"면서 "감염병에 있어서 발원지를 통제하는 것이 매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조치가 갑작스럽게 이뤄졌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흑사병과 천연두 등 인류 역사에 큰 전염병은 수많은 사상자를 내며 인류를 위협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어떨지는 아무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과감하게 봉쇄 조처를 내린 것"이라고 답변했다.
저우 시장은 여전히 우한이나 후베이에서 온 사람들의 확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한 출신의 확진자 수가 느는 것과 우한을 봉쇄하는 것에 대한 상관관계를 확실히 해야 한다"며 "이미 감염되거나 발병을 한 경우는 우한을 봉쇄한 것과는 관련이 없이, 첫 환자가 지난달 12일 발생했으므로 당분간은 환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우한 지역 자가용 운행 중단으로 의료진의 출퇴근에 불편을 겪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교통을 통제하는 것은 사람의 유동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며 "의료진을 위한 통근 버스가 준비돼 있고, 환자 이송을 위해서도 우한 각 지역에 택시 3∼5대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병원에 환자가 몰리는 현상과 관련해서는 "발열 등 미미한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일단 집에 머물며 경과를 지켜보고 일반 감기 치료법으로 치료를 해봐야 한다"면서 신중한 병원 방문을 당부했다.
다만 저우 시장은 우한시 정부의 우한 폐렴 관련 정보 공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는 우한 봉쇄에 대해 자신과 마궈창 우한 당 서기가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 "인민이 책임을 묻고 강력하게 질책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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