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 프로농구(NBA)의 전설적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41) 등 9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헬기는 과거 일리노이 주정부 소유였다가 헬기 운영업체에 매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브라이언트 일행의 참사를 부른 시코르스키 S-76B 기종의 고급 헬기는 일리노이 주정부가 소유하다가 지난 2015년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매각한 헬기"라고 보도했다.
이 헬기는 전날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에서 브라이언트와 딸 지안나(13), 지안나의 농구팀 동료 등을 태우고 안개 속에 운행하다 추락했으며, 조종사 포함 9명 전원이 사망했다.
헬리콥터 정보 데이터베이스 '헬리스'(Helis)에 따르면 사고 헬기는 1991년 제작됐으며,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일리노이 주정부 소유였다.
특히 이 헬기에는 "VIP 거버너"(VIP 주지사)라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브루스 라우너 전 일리노이 주지사는 2015년 이 헬기를 사용 빈도가 낮은 4대의 항공기와 함께 매각하도록 지시했으며, 주 당국은 이를 경매에 부쳐 총 250만 달러(약 30억 원)에 처분했다.
사고 헬기는 일리노이주 온라인 경매 사이트 '아이비드'(iBid)에서 짐배지1(Jimbagge1)이란 계정 사용자에게 51만5천161달러(약 6억 원)에 낙찰됐다.
시카고 데일리 헤럴드는 "짐 배지는 '아일랜드 익스프레스 홀딩'의 최고경영자"라고 보도했다.
추락 사고 당시 헬기는 캘리포니아주 반누이스의 '아일랜드 익스프레스 홀딩' 소유로 등록돼있었다.
선타임스는 아이비드 리스팅을 인용 "일리노이 주정부는 앞서 2014년 해당 헬기를 처분하려 했으나 입찰자가 단 1명도 없었다"고 부연했다.
항공기 관리 부처인 일리노이 주 교통부와 일리노이 주지사실은 추가 정보 공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헬기 제작사인 시코르스키는 러시아계 미국인 이고르 시코르스키가 1925년 설립했으며, 2015년 미국의 대형 방위산업체 록히드 마틴이 90억 달러(11조 원)에 인수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 비스트는 "이 쌍발엔진 헬기의 판매가는 약 1천300만 달러(약 150억 원)에 달하며, 기업 간부 또는 정부 책임자 등 고위 인사들을 위한 제품으로 홍보된다"고 전했다.
제품 안내서에는 "성공의 최정점에 도달한 소수만을 위한 헬기", "어떤 일기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신뢰할 만한 제품"으로 소개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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