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세' 한국 수출에 돌발변수…무역기관, 현지 진출 기업 동향 '예의주시'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한국 수출에 단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추정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중국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하면 점차 회복 기미를 보이는 수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다.
28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우한 폐렴으로 인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을 중심으로 발생한 우한폐렴으로 인해 당장 해당 지역으로의 수출길이 막히는 등 한국 수출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정부에서도 우한 폐렴으로 인해 한국 수출이 받을 단기적, 직접적 영향은 작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이 유행했을 때도 수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우한폐렴이 중국 전역으로 퍼지면서 중국 경기가 하향곡선을 그리게 된다면 한국 수출이 받을 영향도 불가피하다.
홍남기 "신종코로나 방역대응 예산 208억원 신속 집행" (武漢, Wuhan, Coronavirus) / 연합뉴스 (Yonhapnews)
한국 수출은 이르면 2월 중 상승 전환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와 같은 전망에는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전후해 중국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는 점이 뒷받침됐다.
여기에 우한폐렴이라는 부정적인 돌발변수가 끼어든다면 한국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이 실물 경제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점검하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국 내 확산이 중국 소비 및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글로벌 경제, 우리 수출 등에 가져올 파급 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 중"이라며 "내수 등 국내 경제활동의 경우 아직은 그 영향이 제한적이고 향후 전개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무역 관련 기관에서도 우한과 인근 지역의 한국 기업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코트라(KOTRA)는 이날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했다. 비상대책회의에는 권평오 사장을 포함해 본사 각 본부·실·팀장 등 간부 직원이 모두 참석했다.
코트라는 회의에서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본사에 설치하고 일일 보고 체계를 가동해 각국 동향 및 바이어·투자가 움직임을 파악·전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우한무역관을 비롯해 중국 내 무역관 직원과 현지 진출 기업인의 안전 현황을 점검하고, 차질이 우려되는 대(對)중국 수출과 투자 유치 사업은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앞서 우한무역관의 경우 우한폐렴이 확산하자 재택근무를 시행했으며 중국의 설인 춘제(春節) 기간이 끝나면 상황을 보면서 재택근무 여부를 결정한다. 춘제는 원래 이달 30일까지나 중국 정부는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내달 2일까지로 연장했다.
권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올해 반등세를 보이는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다"며 "관련 동향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확산 단계별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예정된 중국 지역 수출마케팅과 투자 유치 사업은 필요 시 연기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대체해서 추진 또는 비대면 화상 상담회를 개최해 기업의 수출 활동에 피해가 없도록 대응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청두(成都)지부가 영사관, 한국상회와 공동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해 현지 진출 한국 기업, 유학생 단체 채팅방 등을 통해 우한폐렴 전염 상황과 예방수칙을 공유하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지부는 한국 기업 주재원들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협회 관계자는 "설 연휴 이전 우한폐렴 관련 현지 동향을 파악했으나 이후에도 상황이 진정되지 않아서 한 번 더 현지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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