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선임절차 개선·노조추천이사제 추진 등 합의…29일 본점서 취임식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29일 서울 을지로 본점 집무실로 첫 출근할 예정이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한 지 27일 만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28일 성명을 내고 "오늘부로 윤종원 내정자의 출근 저지 투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윤 행장 임명에 불복해 임기 첫날부터 아침마다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14일)을 넘어서는 금융권 최장 행장 출근 저지 기록이다.
노조는 여당이 지난 대선에서 '낙하산 인사 근절'을 명시한 금융노조와 더불어민주당의 정책협약을 파기했다며 이에 대한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당·정·청에 요구해왔다.
사태 해결까지는 당정의 노력과 노사 간 대화가 큰 역할을 했다.
노조는 "어제와 오늘에 걸쳐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공식적인 유감 표명과 행장 선임에 관한 제도 개선 추진을 약속받았다"며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를 다짐한 정부와 여당에 용서와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 대책 회의에서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했고, 이에 따라 노조는 내부 협의를 거쳐 투쟁 중단을 결정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노총과 우리 당은 낙하산 근절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정책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기업은행장 임명 과정에서 소통과 협의가 부족해 이런 합의가 안 지켜졌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을 대표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행장은 지난 22일 김형선 노조위원장을 면담한 것을 포함해 5차례에 걸쳐 노조 측과 대화했다. 노사는 설 연휴에도 대화를 이어갔고,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극적으로 합의를 이뤘다. 이를 바탕으로 김형선 위원장과 윤 행장은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6대 노사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공동선언은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임원 선임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하고, 노조추천이사제를 유관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직무급제 도입 등 임금체계 개편 시 노조가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으며 희망퇴직 문제 조기 해결, 인병 휴직(휴가) 확대를 위해 유관기관과 적극 협의, 정규직 직원 처우 개선에 따른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이 원내대표와 은 위원장, 박홍배 금융노조 신임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신임 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그동안 노조와의 갈등으로 외부 임시 집무실에서 업무를 봤던 윤 행장은 29일 오전 본점에서 취임식을 한 후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윤 행장은 "열린 마음과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이번 사태를 풀 수 있었다"며 "비 온 뒤에 땅이 굳듯이 기업은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사 모두 마음을 열고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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