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수산시장, '신종코로나' 유일한 발원지 아닐 것"

입력 2020-01-28 16:39   수정 2020-01-28 18:36

"우한 수산시장, '신종코로나' 유일한 발원지 아닐 것"
전문가 "초기 환자 중 화난수산시장과 무관한 경우 많아"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의 수산시장에서 시작된 것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 시장이 유일한 발원지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의학 전문지 랜싯에 최근 실린 논문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병원(病原)은 여러 곳일 수 있다고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財新)이 28일 보도했다.
중국 여러 기관 연구자들은 이 논문에서 첫 환자를 포함한 초기 여러 명의 환자가 우한의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 가거나 갔던 사람과 접촉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화난시장이 발원지라는 기존의 추정에 물음표를 던지는 것이라고 차이신은 지적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차오빈(曹彬) 중일우호병원 호흡·중증의학과 주임은 사이언스인사이더에 "이제 화난 수산시장이 바이러스의 유일한 발원지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 "하지만 솔직히 우리는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랜싯에 실린 논문을 보면 우한의 진인탄(金銀潭)병원이 첫 신종 코로나 환자를 받은 것은 지난해 12월 1일이다. 이 환자는 화난수산시장에 들른 적이 없으며 가족도 발열과 호흡기 관련 증세가 없었다.
이어 12월 10일까지 3명의 환자가 추가 발병했는데 이 가운데 2명도 화난수산시장과 무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인탄병원이 치료한 초기 41명의 환자 가운데 27명만이 화난수산시장과 관련성이 있다. 조지타운대의 감염병 전문가 대니얼 루세이는 "연관이 없는 환자가 13명이라는 것은 큰 숫자"라고 말했다.


화난수산시장은 우한시의 중심 지역에 있으며 특히 한커우(漢口) 기차역에서는 불과 1㎞도 떨어지지 않았다. 이름은 '수산시장'이지만 야생동물을 식재로 팔아왔다. 중국 보건당국은 바이러스가 이 시장의 야생동물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는 화난수산시장의 585개의 조사 표본 가운데 33개 표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핵산이 검출됐다고 지난 26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22개는 시장 내 가게에서, 나머지 1개는 쓰레기차에서 나왔다.
탕진링(唐金陵) 홍콩중문대학 유행병학 교수는 "당시 화난수산시장에 바이러스 원천이 여러 군데 분산돼서 있었을 것"이라면서 "10여명의 환자가 단기간 내에 동시에 출현했으며 서로 접촉하지 않았다는 것은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야생동물이 우연히 한 가게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단기적으로 동시에 여러 가게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동시에 그렇게 많은 환자가 발병할 수 있다"고 말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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