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닫힌 中하늘길…항공사, 운항 중단 확산

입력 2020-01-29 15:01   수정 2020-01-29 15:32

신종코로나 확산 우려에 닫힌 中하늘길…항공사, 운항 중단 확산
中노선 비중 큰 항공사 타격 우려…"실적 개선 시점 늦춰질 듯"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항공사들이 잇따라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중국 내 확진자 수만 벌써 6천명에 육박하는 등 '우한 폐렴' 전파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를 넘어서면서 당분간 추가 노선 중단이 이어질 전망이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25개 도시, 32개 노선에 취항 중인 아시아나항공[020560]은 다음 달부터 중국 노선 3개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노선은 현재 주 4회 운항 중인 인천∼구이린(桂林) 노선과 인천∼창사(長沙) 노선, 주 2회 운항 중인 인천∼하이커우(海口)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전개 상황에 따라 운항 재개 여부와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중국 노선 매출 비중은 19%로, 국내 항공사 중에서 가장 높다. 비중이 큰 만큼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여객 수요 감소 등의 여파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비운항 결정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 중 중국 노선 매출 비중(작년 3분기 기준 15%)이 가장 큰 제주항공[089590]의 경우 이날 인천∼싼야(三亞), 인천∼난퉁(南通), 인천∼하이커우 등 3개 노선의 운항 중단을 추가 결정했다.
제주항공은 이에 앞서 전날 부산∼장자제(張家界), 무안∼장자제, 무안∼싼야 노선의 운항을 각각 중단한다고 알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동계 기간 운휴 중인 5개 노선을 제외하고 12개의 중국 본토 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이중 절반인 6개 노선의 운항을 당분간 접게 됐다.

전날 청주∼장자제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했던 이스타항공은 이날 추가로 제주∼상하이(上海), 청주∼하이커우, 인천∼정저우(鄭州) 구간의 운항도 다음달 말까지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진에어[272450]는 현재 제주∼시안(西安)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27일까지 발권한 해당 노선 항공편의 환불 수수료는 면제하기로 했다.
앞서 전날에는 에어서울이 인천∼장자제 노선과 인천∼린이(臨沂)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한이 아닌 다른 중국 지역을 오가는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국내 항공사 중 처음이다.
특히 인천∼장자제 노선은 작년 5월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 당시 에어서울이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배분받은 노선으로, 첫 달부터 흑자를 기록해 에어서울은 연간 14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던 알짜 노선이다.
대한항공[003490]도 현재 일부 중국 노선의 운항을 잠정 중단하는 방안 등을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 당국이 우한 공항의 모든 항공편에 대해 운항 불가 결정을 내림에 따라 지난 23일 주 4회 운항하던 인천∼우한 항공편의 운항을 중단한 바 있다.
티웨이항공[091810]도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 취항을 잠정 연기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외교부는 전날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한 중국 전지역에 여행경보 2단계(여행자제)를 신규 발령했다.
'우한 폐렴' 발원지인 우한(武漢)시를 포함한 후베이성(湖北)성 전역 여행경보는 25일자로 적용된 3단계(철수권고)를 유지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작년 일본과 홍콩 노선 위축 이후 노선 다변화의 일환으로 중국 노선 확대를 적극 추진해 온 만큼 중국 노선 수요 위축에 따른 여파가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 결과 작년 한해 중국 노선 여객은 개별 관광객과 인센티브 관광객의 증가로 1천843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14.4% 증가했다.

특히 중국 노선 여객수는 2017년 3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 이후 급감했다가 작년 하반기부터 완연한 회복세를 보였던 만큼 '우한 폐렴' 장기화는 실적 개선을 노린 항공업계에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각국 정부의 대응에도 당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감염자수와 사망자수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올해 1∼2분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일본 노선의 수요 정상화 이전 대체 노선으로 생각되던 중국 노선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에 노출되며 항공사들의 실적 턴어라운드 시점은 늦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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