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흉년에 국내 밀가루값 인상 조짐…빵·과자 가격 불안

입력 2020-01-30 05:59   수정 2020-01-3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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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흉년에 국내 밀가루값 인상 조짐…빵·과자 가격 불안
국제 밀 시세 급등에 일부 제분업체 "더는 감내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우리나라 밀가루 원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호주산 밀의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밀가루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호주산 밀의 생산이 3년째 급감해온 터여서, 올해 국내 제분업계가 어느 때보다도 강한 가격 인상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대기업에서 만드는 가공식품부터 골목상권 식당 음식값까지 도미노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밥상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다.


국내 주요 제분업체들은 지난해 말 호주 현지 실사를 다녀오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제분협회 관계자는 30일 "호주의 밀 작황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국제 밀 가격 상승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밀가루 출고가 인상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사 관계자는 "지난 6년 동안 여러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출고가에 반영하지 않았고 일부 내린 적도 있었다"며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경우 더는 감내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제분협회에 따르면 주요 밀 생산국인 호주의 밀 생산량은 2017년 2천100만t, 2018년 1천800만t, 지난해 1천500만t까지 3년 연속 감소하며 평년 수준인 2천500만t에 크게 못 미쳤다. 지난해 기록은 2008년 1천400만t 이후 11년 만의 최저치다.
여기에 지난해 9월 발생한 호주 산불로 올해도 밀 공급 감소가 우려되는 형편이다.
그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산 밀까지 공급이 줄면서 가격이 오르는 등 세계적으로 밀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최근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국제 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가량 상승했다.





사실상 밀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연평균 밀 수입량은 230만t이다. 미국과 호주산이 각각 절반 가까이 점유하고 있고 나머지 일부를 캐나다산이 차지하고 있다.
호주산은 중화면과 라면 등 제면용 밀가루 생산에 주로 쓰이고, 미국산은 제과, 제빵 및 다목적용으로 사용된다.
밀가루 가격이 오르면 라면과 간편식, 과자와 빵은 물론 중국요리, 분식 등 동네 식당까지 구석구석까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커지는 비용 부담과 소비자 물가 사이에서 묘수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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