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초기발병 알리다 붙잡힌 中의사들 뒤늦게 긍정평가

입력 2020-01-30 11:27   수정 2020-01-30 14:49

'신종코로나' 초기발병 알리다 붙잡힌 中의사들 뒤늦게 긍정평가
누리꾼 "정부가 일찍 그 말 들었다면 지금같은 일 없었을 것"
전문가 "존경할만하다"…최고법원 "이런 소문 긍정적 영향 있어"



(베이징=연합뉴스) 김윤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이 확산 일로인 가운데 발병 초기에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잠시 붙잡혔던 8명이 뒤늦게나마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
쩡광(曾光)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유행병학 수석과학자는 지난 29일 밤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이들 8명에 대해 "존경할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을 삼국지의 제갈량에 비유하며 "매우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과학적 판단에는 증거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말 신종 코로나의 발원지인 중국 중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새로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출현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화난(華南)수산시장에서 사스 환자 7명이 나왔다는 글도 있었다. 야생동물을 판매한 이 시장은 현재 신종코로나의 발원지로 지목되는 곳이다.
우한 경찰은 지난 1일 허위 사실을 유포해 사회에 나쁜 영향을 끼쳤다며 8명을 상대로 형법에 따라 교육·비평 등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는 "정부가 일찍 그 말을 들었더라면 지금 같은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은 공감을 얻었다.

중국이 사태 초기 전염병 예방·통제에 전력을 다하기보다는 사회 불안을 막는 데 애쓰다 지금 같은 대규모 확산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많다.
우한 시장도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보 공개가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웨이보의 한 이용자는 "그 8명은 보통 사람이 아니라 모두 일선의 의사였다. 슬프고도 우스운 일"이라고 말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1개월 전으로 가서 우한 폐렴 사태를 경고하겠느냐는 물음에 "그래봤자 9명째 유언비어 유포자로 처리된다"고 답한 신랄한 글도 있었다.
중국 최고인민법원도 지난 28일 공식 웨이보 계정을 통해 우한의 8명이 올린 글에 대해 "완전히 날조된 것은 아니며 악의적이지도 않다. 이런 소문이 자기 보호 의식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은 만약 대중이 이 '유언비어'를 믿어 마스크를 쓰고, 소독을 철저히 하고, 야생동물 시장에 가는 것을 피했다면 다행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 집행기관이 허위사실 관련 정보 유포자와 전파자의 주관적 악의 정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보가 기본적으로 사실에 부합하며, 악의가 없으며, 심각한 손해를 끼치지 않았다면 이런 '허위정보'에 대해 관용적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법원은 강조했다.
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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