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내 쌀 소비, 통계작성 후 최소
누룽지·쌀국수 등 식사용 조리식품 원료 쌀 소비는 증가
(세종=연합뉴스) 김연정 이태수 기자 = 지난해 우리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사상 처음 60㎏ 아래로 내려가는 등 가구 내 쌀 소비량이 통계 작성 후 최소를 기록했다.
다만 식사용 조리 식품 원료로 쓰이는 쌀 소비는 증가해 가정 내 쌀 소비 감소세를 상쇄하는 만큼 쌀 소비 절대량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통계청은 분석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9년 양곡소비량조사 결과'를 보면 '2019 양곡 연도'(2018년 11월 1일∼2019년 10월 31일) 가구 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9.2㎏으로 전년보다 3.0%(1.8㎏) 줄었다.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0㎏ 아래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30년 전인 1989년 소비량(121.4㎏)의 절반 수준이다. 가구 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70년 136.4㎏을 정점으로 꾸준히 감소 추세를 이어왔다.
2019 양곡 연도의 가구 내 1인당 하루 쌀 소비량 역시 162.1g으로 전년보다 3.1% 줄었다. 밥 한 공기가 100g 정도임을 고려하면 하루 한 공기 반 정도를 먹는 셈이다.
작년 제조업에서 제품 원료로 쌀을 사용한 양(사업체 쌀 소비량)은 74만4천55t으로 전년보다 1.5%(1만2천t) 줄었다.
제조업 쌀 소비량은 2014년 53만4천999t으로 전년 대비 증가(1.7%)로 전환한 뒤 2015년 7.6%, 2016년 14.5%, 2017년 7.4%, 2018년 6.8%로 증가하다 지난해 6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제조업 쌀 소비량을 업종별로 보면 기타 곡물가공품 제조업이 쌀 5만6천7t을 소비해 1년 전보다 24.2% 증가했다. 이 업종에서 쌀은 선식, 누룽지, 시리얼 식품 등에 주로 사용된다.
쌀국수 등에 쓰이는 면류·마카로니 및 유사 식품(2만126t·9.2%), 과자류 및 코코아 제품 제조업(9천280t·4.7%) 등도 작년에 쌀 소비량이 늘었다.
떡류는 지난해 쌀 17만6천500t을 소비해 전년보다 2.4% 증가했다.
반면 햇반, 삼각김밥, 도시락이나 가정 간편식에 주로 사용되는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은 14만5천187t으로 1년 전보다 소폭(-1.6%) 감소했다. 이는 백미만 사용되던 햇반, 도시락 등에 잡곡 사용량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통계청 관계자는 "식료품 제조업 가운데 가구 쌀 소비량과 연관되는 기타 곡물가공품, 떡류, 과자류 및 코코아 제품, 면류·마카로니 및 유사 식품, 도시락·식사용 조리식품 등 5개 업종을 별도로 묶어서 보면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의 쌀 소비량은 감소했더라도 식사 대용·즉석 식품을 만드는 사업체의 쌀 소비가 늘어났기 때문에, 전체적인 쌀 소비량에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탁주 및 약주 제조업에는 지난해 4만9천547t의 쌀이 사용돼 1년 전보다 18.5% 급감했다. 막걸리 소비 감소 등의 영향으로 통계청은 풀이했다.
주정 제조업은 19만1천407t으로 전년보다 2.0%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쌀 소비량 감소율이 확대(재작년 1.3%→작년 3.0%)된 것은 식사 대체용 가공식품 소비가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사업체 소비량 감소는 쌀값 상승으로 장류와 탁주 등 일부 가공식품의 원료 대체가 발생한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익 직불제 개편·정착을 통해 쌀 적정 생산을 유도하고 쌀 소비 촉진 지원을 확대해 중장기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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