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4년 반도체 사업 시작…20여년 만인 1992년에 최초 개발 쾌거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1992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64메가D램이 국가가 중요하다고 인정해서 보존·관리하는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에 등재됐다.
'반도체 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가 우리나라 산업 역사에 기념비적인 기록을 세웠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국립중앙과학관은 30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삼성전자의 64메가D램 등을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등록하는 인증서를 수여했다.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는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한 중요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해서 미래 세대에게 그 우수성을 물려준다는 취지의 제도다.
삼성전자의 64메가D램은 손톱 크기의 면적에 1억4천400만개의 셀을 집적, 신문지 512쪽·한글 400만자를 저장할 수 있다.
고성능 컴퓨터(PC), 고화질 TV, 슈퍼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이를 개발한 1992년만 해도 획기적인 제품으로 평가받았다.
삼성전자는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0여년 만인 1983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D램 개발을 성공한 데 이어, 다시 9년 만에 집적도를 1천배 높인 64메가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글로벌 선두업체로 올라섰다.
삼성전자는 64메가D램 개발 이듬해인 1993년부터 현재까지 28년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메모리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인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불황으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이날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절반 수준이나 줄었으며, 이 여파로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도 대폭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이 글로벌 선두에 이르게 한 계기인 64메가D램의 수상이라는 희소식이 모처럼 만에 들려와 올해 반도체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술 불모지나 다름 없었던 시기에 개발자들이 '반도체인의 신조'를 되새기며 끊임없이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로 반도체가 한국 경제의 대표 산업이 됐다"며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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