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X 분담금 4천억원 미납…프랑스선 라팔 전투기 논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한국과 차세대 전투기(KF-X/IF-X) 공동개발 사업 분담금 약 4천억원을 미납 중인 인도네시아의 국방부 장관이 프랑스에 이어 러시아를 방문해 전투기 도입 문제를 논의했다.
30일 일간 콤파스 등에 따르면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은 지난 28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과 수호이 Su-35 전투기 구매 계약을 포함, 양국 간 국방 협력 강화를 논의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2018년 2월 러시아에 1조3천억원을 주고 다목적 전투기 Su-35 11대를 들여오기로 계약을 체결했으나, 미국이 제정한 '러시아·북한·이란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 위반 논란 등으로 이행이 연기된 상태다.
프라보워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러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강한 나라 중 하나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고, 세르게이 장관은 "러시아는 인도네시아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중 하나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와히드 수프리야디 주러시아 인도네시아 대사는 언론 인터뷰에서 "국방 장관 회담에서 수호이 전투기 구매에 관해 논의됐다. 이 계약은 단지 절차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와히드 대사는 계약이 실제 이행돼 Su-35 전투기가 언제 인도네시아에 인도될지는 답하지 않았다.
프라보워 장관은 작년 10월 취임 후 "국방예산과 무기체계를 전면 검토하겠다"며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KF-X 분담금 재협상을 보류하고, 수호이 전투기 구매 계약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KF-X 공동개발 사업에 납부해야 할 분담금 총 1조7천억원 중 13%인 2천272억원만 납부하고, 예산이 부족하다며 2018년과 2019년 분담금 약 4천억원을 내지 않았다.
양국 정부는 재협상을 벌여 인도네시아의 분담금 비율(20%)은 지키되 일부는 현물 납부하는 쪽으로 타결하려 했으나 보류됐다.
프랑스 매체 라 트리뷴은 최근 프라보워 장관이 프랑스를 다녀간 뒤 인도네시아가 라팔 전투기 48대, 스코르펜급 잠수함 4척 등을 구매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이에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프랑스산 무기체계 구매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프라보워 장관이 프랑스와 한국, 동유럽 국가의 무기체계 구매에 관해 평가했다. 곧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올해 127조 루피아(약 11조원)의 국방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며 최신 무기 도입과 자국 방위산업 육성을 지시했다.
프라보워 장관은 그동안 말레이시아, 터키, 중국, 일본, 필리핀, 프랑스, 독일, 러시아를 방문해 무기체계 구매 등 국방 협력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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