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의 인원 접근 어려워…시신 이튿날 외부 반출"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발생한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환자들을 돌보다 감염돼 자가 격리 중인 의료진이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시신 처리라고 주장했다.
우한의 한 병원에 근무하다 현재 자택에 격리 중인 왕양(王陽·가명)은 중국 신경보(新京報)와 인터뷰에서 치료 병원에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왕양은 "의료진 한 명당 하룻밤에 200여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면서 "병실에는 환자 침대로 가득 찼고, 진료실에도 대기 환자들이 꽉 들어차 있다"고 현지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근무하던 병원에도 이미 의료진 중 최소 50명이 감염돼 격리된 상태"라며 "나도 지난 22일 폐렴 증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자체적으로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왕양은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자 "시신 처리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며 "이전에는 환자가 사망하면 장의 인원이 와서 시신 처리를 했으나 현재는 이게 불가능한 상태라 의료진이 직접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의료진은 사망자가 발생하면 시신을 알코올로 소독한 뒤 시신을 이중으로 밀봉해 장의 인원에게 통보한다"면서 "이후 장의 인원들은 병원으로 와서 시신을 반출해 가고 있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환자실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명의 환자가 사망하고 있는데 문제는 시신 처리를 위한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라며 "그러다 보니 시신이 바로 반출되지 못하고 이튿날이 돼서야 병원 밖으로 옮겨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시신이 장시간 병원에 체류하면 분명히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스무시간 넘게 시신이 병원에 남겨지는 것은 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경고했다.
왕양은 또 시신 처리 자체에도 심리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있다면서 "만약 남성 의사가 당직을 서지 않는 날에는 여성 의사 여러 명이 붙어도 시신을 들거나 이동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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