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대상 확진자 중 남성과 여성이 약 2대 1의 비율"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남자가 여자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에 더 잘 걸린다는 중국 연구진의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31일 SCMP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武漢) 진인탄(金銀潭)병원 연구진은 상하이(上海)교통대 및 루이진(瑞金)병원 측과 함께 이러한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최근 의학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우한 최대의 신종코로나 지정 의료기관인 진인탄 병원에서 지난 1~20일 사이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99명 전원을 대상으로 했다.
확진자 중에는 남성이 67명, 여성이 32명으로 약 2대 1의 비율이었다.
신종코로나처럼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의 경우에도 남성 감염자가 여성보다 많았다는 게 연구진 설명이다.
연구진은 "여성이 바이러스 감염에 덜 취약한 것은 면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X염색체와 성호르몬의 보호 덕분일 수 있다"고 봤다.
지난주 랜싯에 발표됐던 또다른 논문에서도 한 병원 내 초기 확진환자 41명 중 30명(73%)이 남성이었다.
SCMP는 "기저질환이 있는 남성이 신종코로나에 더 취약하다는 기존 관측과 일치한다"면서 "이번에는 샘플의 크기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진자의 평균 나이는 55.5세였으며 심장병·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던 환자가 51%였다. 확진자 가운데 11%는 결국 사망했다.
환자들은 발열(83%), 기침(82%), 숨가쁨(31%), 근육통(11%) 등의 증세를 호소했다. 정신혼란(9%), 두통(8%), 인후염(5%), 콧물(4%), 흉통(2%), 설사(2%), 메스꺼움(1%)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었다.
연구진은 또 환자의 3분의 1 정도가 합병증이나 장기부전 등을 앓은 만큼, 폐렴 유사 증세가 있을 경우 초기에 발견해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신종코로나에 대해 더 완벽한 그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우한시위생건강위원회가 지난 20일 발표했던 감염현황 통계에 따르면 18~19일 우한 지역 확진자 136명 가운데 남성이 66명, 여성이 70명이었던 적도 있는 만큼 중국 당국의 공식 발표를 통해 보다 명확한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등의 연구진은 렌싯에 실린 또 다른 논문에서 조사대상 확진자 9명 중 1명은 병이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화난(華南) 수산물도매시장에 간 적이 없었고, 그 부근 호텔에 머문 경우였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9명의 신종코로나 샘플이 99.9% 동일한 만큼 질병이 최근에야 생겼음을 알 수 있다고 봤다.
이어서 신종코로나의 유전자 배열이 사스나 메르스보다는 저장성 지역의 박쥐에서 발견되는 것과 비슷하다면서도, 전파경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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