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교민 700명 철수했지만 영유아·임신부 등 120여명 남아

입력 2020-02-01 13:14   수정 2020-02-01 13:30

우한교민 700명 철수했지만 영유아·임신부 등 120여명 남아
잔류 택한 교민과 가족들, 분유·마스크, 소독제 등 지원 희망
우한 한인회장 "전세기로 국민 안전하게 철수, 뿌듯하고 감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사태가 심각한 우한(武漢) 등 후베이성 일대에 고립됐던 우리 교민 700여명이 2차례에 걸쳐 투입한 정부 전세기를 타고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우한을 비롯한 후베이성의 봉쇄 지역에는 여전히 영유아와 어린이, 임신부 등을 포함한 우리 국민과 가족이 최소 120여명 남은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후베이성 한인회가 진행한 전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총 125명의 우리 국민과 가족이 우한 등 후베이성 일대의 봉쇄 지역에 남아 있다.
이들 대부분은 우리 국민이지만 조사된 숫자 중 일부는 중국 국적을 가진 우리 국민의 배우자 등이다.
지역별로는 후베이성의 중심 도시인 우한에 머무르는 이들이 85명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우한시 바깥의 외곽 도시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5세 미만의 영유아가 15명, 6∼13세 어린이가 9명이었다. 임신부도 2명이 있다.
우한 2차 교민들 마스크 쓴 채 트랩 내려와…삼엄한 통제 / 연합뉴스 (Yonhapnews)
지난달 31일과 1일 각각 운항한 전세기 탑승 신청 교민은 총 722명이었는데 이 중 700명가량이 실제로 탑승했다.
미탑승자 가운데 세 명가량은 우한시 외곽에 있는 후베이성의 다른 봉쇄 도시에서 우한까지 이동할 방법이 없어 탑승을 포기했으며, 다른 신청자들은 개인 사정 등으로 탑승하지 않았다고 최덕기 후베이성 한인회장은 설명했다.
특히 배우자가 중국 국적자인 교민 중 상당수는 한국행 전세기 탑승을 일단 신청했지만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배우자가 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행을 스스로 접은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우한 등 후베이성에 남기로 한 교민들은 마스크, 소독제 등 보건용품과 어린 자녀에게 먹일 분유 등의 지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후베이성 한인회의 조사에서 잔류 교민들은 마스크, 소독제, 손 세정제, 체온계, 감기약, 분유 등의 물품 지원을 희망했다.
현재 후베이성에서는 모든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일부 시장이 문을 열고는 있지만 주요 방역용품은 돈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교민들은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어린이용 마스크가 시급하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 교민 대부분이 철수한 가운데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의 외교관들은 그대로 남아 교민 보호 업무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덕기 회장은 "국가에서 전세기까지 동원해서 국민들을 무사하고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게 해준 것 자체가 굉장히 가슴 뿌듯하고, 감사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ch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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