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앙숙 터키 위협에…미국과 군사협력 강화하는 그리스

입력 2020-02-01 21:10  

오랜 앙숙 터키 위협에…미국과 군사협력 강화하는 그리스
'그리스-미국 상호 군사협력 강화 동의안' 의회서 비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오랜 앙숙인 터키와 군사·외교적으로 대립하는 그리스가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등 밀착하는 모양새다.
AP 통신에 따르면 그리스 의회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그리스-미국 상호 군사 협력 강화 동의안'을 찬성 175대, 반대 33으로 비준했다.
이 동의안은 그리스 군사기지·시설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및 그리스-미국 합동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크레타섬에 있는 미국 해군기지의 시설을 개선하는 내용을 담았다.
작년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 합의된 것이다.
보수 성향의 이오아니스 람브로풀로스 의원은 "이 동의안은 우리 국방과 경제의 상호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우리 주권이 위협받는 시기로 동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러한 군사 협력 강화 조처는 나토 회원국인 터키와 EEZ 획정, 동지중해 자원 개발, 리비아 내전, 불법 이주민 유입 등의 이슈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취해졌다.
오랜 금융 위기의 터널에서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는 그리스는 터키의 군사 위협에 대항하고자 공·해군을 중심으로 군사력을 키우려는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선 미국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그리스 정부의 인식이다.
그리스는 미국의 무인공격기(드론) MQ-9 리퍼와 스텔스 기능을 갖춘 F-35 전투기 구매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최근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를 논의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MQ-9 리퍼는 미국이 지난달 초 이라크 바그다드 공항에서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살해할 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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