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벗어달라' 승무원 요구 거부하다 결국 비행기서 내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국내선 여객기에 전체 얼굴을 가리는 방독면을 쓴 승객이 올라타면서 다른 승객들이 패닉에 빠지는 일이 벌어졌다고 ABC·BBC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저녁 미 댈러스에서 휴스턴으로 가는 아메리칸항공 2212 항공편에 방독면을 착용한 승객이 탑승했다.
방독면으로 얼굴을 완전히 가린 이 남성 승객으로 인해 다른 많은 승객이 불안해했다고 승객 조지프 세이는 ABC 방송에 말했다.
세이는 "뒤쪽에 앉아 있었는데 방독면을 쓴 남자가 비행기에 올라탔다. 좀 이상한 일이었다. 그런데 (정화작용을 해주는) 필터는 끼우지 않고 있어서 더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좌석 뒤편의 사람들이 곧장 웅성대기 시작했고 방독면을 쓴 남자는 얼굴을 전혀 알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세이는 "사람들은 그가 뭘 숨겨서 비행기에 탄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승무원이 이 남자에게 방독면을 벗어달라고 하자 그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나 승무원이 보안요원을 부르자 이 승객은 결국 비행기에서 내렸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해당 항공편은 1시간가량 출발이 지연됐다.
세이는 "내 직감적 반응은 아마도 그가 코로나바이러스를 걱정했고 일종의 과잉보호로 방독면을 썼다는 것이었다"며 "그런데 그러고 나서 필터가 없다는 걸 알아챘고 이는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아메리칸항공은 이 승객이 다음번 휴스턴행 비행기를 다시 예약한 뒤 방독면을 쓰지 않은 채 여객기를 탔다고 설명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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