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감정원 새 청약시스템 공개, 주택 보유현황·세대원 정보 '한눈에'
오전 일시에 접속자 몰리자 오류 속출…실제 청약은 이달 말부터 진행
(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새로운 아파트 청약시스템인 한국감정원의 '청약홈'이 3일 첫선을 보였다.
종전 '아파트투유'에 비해 다양한 정보 확인이 가능한 점이 눈에 띄었지만 공개 첫날부터 서버가 다운되는 등 접속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도 드러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이날 오전 8시부터 기존 금융결제원의 '아파트투유'를 대신하는 '청약홈(www.applyhome.co.kr)'을 공개하고 서비스에 들어갔다.
국토부와 감정원은 그동안 금융결제원이 수행하던 청약업무를 넘겨받아 이날 이후 입주자모집공고에 들어가는 아파트부터 '청약홈'에서 청약을 받는다.
베일을 벗은 청약홈에서는 청약통장 가입자가 단순 실수로 부적격 당첨 처리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기존 아파트투유에 비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일단 공인인증서로 로그인하는 것은 기존 시스템과 동일하다. 그러나 '청약신청→정보확인' 코너로 가면 건축물 대장 정보를 통해 자신이 보유한 주택의 소재지와 소유권 변동일, 공시가격은 물론 재산세 납부 대상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실거래 거래정보시스템(RTMS)에 공개된 해당 주택의 매입 일자와 매수금액, 잔금지급일도 보여준다.
또 청약통장 가입내역을 클릭하면 본인의 청약통장 가입일과 신청 가능한 평형이 기재된 통장 가입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청약자격 사전관리' 항목에서는 세대원들의 사전 동의 하에 대법원 행정정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세대 구성원 정보를 일괄 조회할 수 있고, 1년 간 등록해둘 수 있다.
청약 단계에서 이렇게 얻은 정보를 활용해 무주택 기간, 청약통장 가입기간, 부양가족수 등을 입력하면 자신의 청약가점도 자동으로 계산해준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청약 신청자의 단순 입력 오류로 당첨이 취소되는 사례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 시스템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며 "앞으로 정보 부족으로 안타깝게 부적격 처리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 신청을 진행할 때 화면전환 단계도 기존 10단계에서 5단계로 절반 수준으로 축소돼 청약 신청자의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휴대폰으로도 청약이 가능하다.
감정원은 '반응형 웹'을 적용해 휴대전화, 태블릿 등 모바일 환경에서도 PC 환경과 동일한 청약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날 공개된 청약홈은 오전 한때 일시적으로 접속자가 몰리자 서비스 곳곳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청약자격 사전관리 항목에서는 대법원 사이트 접속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고 청약신청을 모의 체험해볼 수 있는 청약가상체험 코너도 한때 페이지 연결이 안 되거나 중간 단계에서 오류가 나타났다.
오전 9시50분 전후해서는 접속자가 급증해 아예 청약홈으로 접속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다.
일반 인터넷 검색 포털에서 검색해 '청약홈'으로 직접 연결되는 서비스도 오전에는 다음에서만 가능했고 네이버는 오전까지 한국감정원을 거쳐 청약홈으로 접속해야 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모의 테스트 결과 전날까지도 무리없이 프로그램이 작동했는데 3일 오전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일시적으로 접속에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청약홈은 7만명이 동시접속 해도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을 갖췄는데 시행 첫날이라 예기치 못한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감정원은 오전 10시30분께 홈페이지를 복구했으나 이후에도 간헐적인 접속 오류는 이어졌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청약 업무 이관이 급하게 이뤄지면서 감정원이 충분한 테스트 기간을 갖지 못한 것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토부와 감정원은 청약업무 이관을 위해 지난해 5월 주택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국회의 법 통과가 지연되면서 가장 중요한 청약통장 가입자들의 개인정보를 지난달 설연휴 직전에나 금융결제원으로부터 넘겨받을 수 있었다.
감정원 청약업무 부서는 설 연휴도 반납하고 금융결제원으로부터 전달받은 청약 정보를 새로운 청약시스템에 맞추는 작업을 했지만, 물리적인 시간이 짧아 '졸속 이관'과 그 따른 부작용이 현실화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장 중요한 실제 청약접수까지 기간이 남아 있다는 점이다.
종전까지 입주자모집공고 후 5일 이후부터 청약을 진행했으나 이달부터는 모집공고후 청약접수까지 기간이 10일 이후로 늘었다.
이에 따라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시작하는 단지부터 새 시스템으로 청약을 받는데 이론적으로 최소 13일 이후부터 청약이 이뤄진다.
건설사들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모델하우스 공개 일정과 청약일자를 늦추는 분위기다.
당초 이달 초 첫 분양에 나설 예정이던 대구 청라힐스자이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델하우스 개관을 당초 7일에서 이달 21일로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청약도 다음달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일 입주자모집공고를 한 경북도청신도시 코오롱하늘채는 10년 공공임대로 1순위 청약이 3주 뒤인 24일로 잡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청약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실제 청약에서 당첨자와 낙첨자가 바뀌거나 1순위자가 청약을 못하게 되는 등 '청약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 청약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신속하고 철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sm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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