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월일 거꾸로해도 20200202…909년만의 희귀한 날에 '환호'

입력 2020-02-03 11:50  

연월일 거꾸로해도 20200202…909년만의 희귀한 날에 '환호'
101년 기다려야 다음 '회문의 날' 돌아와…웨딩업계는 마케팅 활용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앞부터 읽어도 20200202, 뒤부터 읽어도 20200202.
전 세계 수학자 등이 2일(현지시간) 900여년 만에 '회문(回文·palindrome)의 날'을 맞아 들뜬 분위기라고 AP통신과 CNN 등이 보도했다.
'회문'이란 앞에서부터 읽으나 뒤에서부터 읽으나 같은 문장이나 단어를 뜻하는 말로, 2020년 02월 02일이 여기에 해당한다.
지난 회문의 날은 909년 전인 1111년 11월 11일이었으며 다음 차례는 2121년 12월 12일이어서 101년을 기다려야만 볼 수 있다. 2121년 12월 12일 이후에는 3030년 03월 03일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때는 날짜를 월, 일, 연도순으로 쓰는 미국이나 일, 월, 연도순으로 쓰는 다른 나라나 어느 쪽 방식을 택해도 숫자가 똑같이 배열된다.
보스턴 에마누엘칼리지의 헤더 피어스 수학 강사는 "이런 회문을 날은 살면서 한번도 못 겪을 수 있다"면서 "인생에 한번 있다는 것은 상당히 멋진 일"이라고 말했다.
소셜미디어에선 수학자가 아닌, 일반인들의 반응도 뜨겁다. 트위터에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회문의 날을 축하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 출연한 영화배우 마크 해밀은 트위터에 "101년 안에는 다시 없는 일이라니 이번을 최대한 즐겨라"라는 글을 올렸다.
미국의 패러디 가수인 위어드 앨 얀코빅은 "마침내 중요한 날이 왔다"며 "회문의 날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특별한 날에 의미를 부여하며 홍보 기회로 삼으려는 이들도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결혼식장인 '로열 웨딩 채플'은 이날 결혼하면 2주년 결혼기념일이 2022년 2월 2일이 된다면서 "2가 당신과 당신의 배우자를 표현하는 궁극적으로 상징적인 숫자가 될 수 있다"고 홍보했다.
지난 2011년 11월 11일에도 '11년 11월 11일'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각종 행사가 열린 바 있다.
당시 라스베이거스 결혼식장에는 11년 11월 11을 맞아 결혼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며 인산인해를 이뤘으며, 이동통신업체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당일 11시 11분에 맞춰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드로이드 레이저' 기종을 출시했다.
심지어 '11-11-11'이라는 제목의 영화도 개봉했다.
그러나 2011년 11월 11일은 연도를 다 쓰면 완전한 대칭을 이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2020년 2월 2일만큼 완벽하지 못하다고 CNN은 지적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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