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대규모 정치·경제 이벤트를 앞둔 인도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인구 13억5천만명의 인도는 전반적으로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데다 국민 상당수가 마스크를 멀리하기 때문에 방역에 구멍이 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주중인도대사관은 전날 중국인과 외국인 등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을 상대로 한 e비자 발급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인도를 방문하려는 이들에 대해 현지 대사관이나 영사관이 서류 심사를 더욱 까다롭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도는 지난 1일과 2일 전세기를 동원해 각각 324명과 323명의 우한 지역 거주 자국민을 데려온 바 있다.
현재 인도에는 남부 케랄라주에서 2명의 신종코로나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와중에 수도권에서 대형 정치·경제 행사가 열릴 예정이라 인도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남아시아 최대 규모의 델리모터쇼(인도 오토 엑스포)가 뉴델리 인근 그레이터노이다에서 7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을 전후해 여러 자동차 업체의 신차 발표 행사와 자동차 부품 박람회도 뉴델리 등에서 개최된다.
방역 당국은 일주일가량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경우 신종코로나 확산의 계기가 될 것을 염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방역 당국과 달리 주최 측은 흥행 실패를 우려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번 행사에 대형 부스를 마련한 중국 창청자동차(GWM·長城汽車)는 신종코로나 확산에 대한 우려 때문에 중국 본사에서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오토카는 "신종코로나가 델리모터쇼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수도권에서는 8일 열리는 델리 주의회 선거와 관련해 곳곳에서 유세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재집권에 성공했지만 이후 민생 분야 등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나렌드라 모디 정부나 델리 주의회를 장악한 보통사람당(AAP)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선거라 양측 모두 지지세 동원에 사활을 건 상태다.
인파가 몰리는 선거 현장 역시 신종코로나 전염의 잠재적 무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인도 방역 당국은 "우한에서 온 자국민을 격리 조치했고 감염 의심 환자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등 신종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