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성 높아 확실히 될 것" vs "중국 밖 환자 150명 미만…가능성 낮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인 유행병'(pandemic)으로 발전할지를 두고 미국 내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이 한정된 인구 범위 안에서 많은 숫자의 사람들에게 빠르게 퍼지면 '유행병'(epidemic), 이 감염병이 동시다발적으로 전 세계로 확산하면 '전세계적 유행병'(pandemic)으로 분류한다.
이 중 '유행병'의 경우 확산세가 고점을 찍은 뒤 감소하는 특성이 있다고 BBC방송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동영상에서 설명했다.
예컨대 매년 영국에서 유행하는 독감은 '유행병'이지만, 2009년 멕시코에서 처음 발견돼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1만8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돼지독감은 '전 세계적 유행병'에 해당한다.
신종 코로나가 '전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은 전염성이 높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와 달리 독감처럼 확산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NIH)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지난 2일 뉴욕타임스에 "신종 코로나는 매우, 매우 전염성이 높다. 거의 확실히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특히 확진자가 "매일 급속히 증가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스콧 고틀립 전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도 3일 CNBC방송에 출연, "현시점에선 신종코로나가 '전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발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에선 2번째 2차 감염 사례가 확인되며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감염자가 더 늘어나기는 하겠지만 감염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전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의회전문매체인 더힐에 따르면 CDC 산하 국립면역호흡기질환센터의 낸시 메소니에 국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에서 "신종코로나가 다음 차례의 '전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처럼 대비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기를 희망하며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강력한 방안을 도입하면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의 영향력을 둔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확진자가 나온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샌타클래라 카운티의 검역관인 새라 코디 박사도 "사람들의 우려는 이해하나 오늘까지 알아낸 것으로는 대중의 위험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도 중국에서의 감염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나 다른 지역에서는 수십여개 국가를 합쳐 150명 미만이라며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146명은 어떤 기준으로 보더라도 매우 낮은 것"이라며 "심지어 중국에서도 이 바이러스가 모든 곳에 고르게 퍼진 것이 아니며 리스크가 같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AP통신은 지난 3일 신종 코로나와 관련해 보건 전문가들의 견해를 질의응답식으로 정리한 기사에서 '전 세계적 유행병인가'라는 문항에 "아직은 아니다"라는 답을 달았다.
AP는 "1만7천명 이상의 확진자가 보고된 중국에서 '유행병'이기는 하나 '전 세계적 유행병'으로 간주할 수 있을 만큼 세계에서 충분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360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국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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