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주변 도시 신종코로나 환자,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 버텨"

"우한 주변 도시 신종코로나 환자, 마스크 하나로 일주일 버텨"
우한에 지원 집중…인근인데도 황강·샤오간 등 물자 부족 극심
"'도시 봉쇄령'으로 물류 막혀 물자 구하기 더 힘들어져"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중국 전역에서 급속히 확산하는 가운데 발병 근원지 우한(武漢)과 인접한 도시들이 극심한 의료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우한에서 78㎞ 떨어진 도시인 황강(黃岡)의 확진 환자 수는 전날까지 1천645명으로 늘어나 중국 내에서 우한 다음으로 신종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다.
우한에서 동쪽으로 60㎞ 떨어진 샤오간(孝感)의 신종코로나 확진 환자 수도 1천462명에 이른다.
황강과 샤오간의 인구는 각각 750만 명과 480만 명에 달하며, 이들 도시에서는 25명과 18명의 신종코로나 환자가 사망했다.
하지만 이들 도시는 심각한 의료물자 부족으로 인해 신종코로나 확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우한의 경우 언론의 조명이 집중되면서 의료물자 지원 또한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황강, 샤오간 등은 이러한 지원에서도 소외된 실정이다.
우하이타오 샤오간 시장은 지난 1일 "앞으로 닷새 동안 필요한 의료물자가 N95 마스크 3만2천300개, 수술용 마스크 15만700개, 방호복 8천74벌에 달한다"며 의료물자의 신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샤오간시의 부인과 전문의인데도 동료 의사로부터 신종코로나에 감염된 펑춘추이 씨는 "우리 병원은 날마다 많은 환자가 몰려오지만, 병상 부족으로 입원이 허용되는 환자는 거의 없다"고 전했다.

그는 "막대한 양의 마스크, 방호복, 살균제 등이 필요하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며 "나도 입원 전에 사무실에서 가져온 마스크 하나를 입원 후 일주일 이상 계속 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샤오간시의 의사 장샤오펑은 "지난달 말 신종코로나 전담병원으로 지정된 후 이틀 만에 병원 내 모든 병상이 다 차버렸다"며 "마스크, 방호복 등도 너무 부족해 병원 책임자들이 날마다 만나서 물자 조달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어려움은 '도시 봉쇄령'으로 인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종코로나의 확산을 막고자 우한을 비롯해 황강, 샤오간 등의 교통을 외부와 차단하는 봉쇄령을 내렸지만, 이로 인해 이들 도시에 필요한 물자가 제때 수송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황강에는 모든 가구가 이틀에 한 번씩 오직 1명만 외출해 생필품 등을 구매하도록 한 '외출 통제령'마저 내려진 상태이다.
황강 시민 우단 씨는 "도시 봉쇄로 인해 생필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모가 신종코로나 감염으로 입원해 집안을 소독할 알코올을 사려고 했지만, 도저히 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려고 시도해 봤지만, 도시 봉쇄로 인해 모든 물자 수송이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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