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국정연설…재선 도전 앞두고 경제·안보 치적 자랑 역점
민주당 정책엔 '사회주의' '급진좌파' 비난…유세 방불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취임 시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약속했고 믿을 수 없는 결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원 회의장에서 열린 취임 후 세 번째 국정연설에서 "3년 전 우리는 '위대한 미국의 귀환'을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11월 재선 도전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 연설을 경제, 안보, 무역 등 국정 성과를 호소하는 장으로 활용하려는 듯 치적 나열에 역점을 둬 선거 유세를 방불케 했다.
연설 장소는 불과 48일 전 하원이 자신의 탄핵소추안을 가결한 곳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예정된 상원의 탄핵 찬반 표결에서 부결로 탄핵 족쇄에서 풀려날 것으로 보이지만, 이날 탄핵에 대해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의 적들은 도망가고 있고 미국의 장래는 눈부시게 밝다", "우리나라가 이용당하고 멸시당하던 시절은 우리 뒤에 있다"며 "불과 3년 만에 우리는 미국의 쇠퇴라는 사고방식을 산산조각냈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는 역대 최고다", "군대는 세계 어디라도 대적할 수 없을 힘으로 완전히 재건됐다"며 "우리의 가치관이 새로워지고 자존심은 회복됐다"고 말했다.
경제 분야와 관련해서는 "취임한 순간부터 미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빠르게 움직였다"며 규제 완화, 감세, 일자리 증가, 낮은 실업률 등을 업적으로 나열했다.
무역 정책과 관련해 미중 무역합의를 신기원을 이룬 것이라고 평가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해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 서명한 것에 대해서는 이전 정치인과 달리 "나는 약속을 지켰다"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별도 설명자료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 개정을 무역 분야 성과로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의료보험, 이민 정책을 고리로 강도 높은 표현으로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사회주의가 미국의 의료보험을 파괴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 제기되는 전 국민 의료보험 공약인 '메디케어 포 올'(Medicare For All)을 사회주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한 셈이다.
또 130명이 넘는 의원들이 수백만 명의 불법 체류자에게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법안에 서명했다며 "미국 납세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면 '급진 좌파'를 지지하라. 그렇지 않다면 나를 지지하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비극적으로 미국에는 급진 정치인들이 불법적 외국인 범죄자에게 안식처를 제공하기로 선택한 많은 도시가 있다"며 민주당의 이민 정책 기조를 문제 삼은 뒤 불법 체류자들이 일으킨 범죄 사례를 여러 건 소개했다.
그는 "미국은 외국인 범죄자가 아닌 법을 준수하는 미국인의 안식처가 돼야 한다", "행정부는 미국 남부 국경의 안전을 위해 전례 없는 노력을 기울였다"며 작년 5월 이후 멕시코 국경지대의 불법 이민 행렬이 75%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정부 8년간 30만명이 넘는 노동 연령대 인구가 노동력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자신의 취임 후 3년 만에 350만명이 합류했고, 자신의 집권 이후 공장이 1만2천개나 늘어났다며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차별화도 시도했다.
군사 분야에서는 2조2천억달러를 군대에 투자했다고 소개하면서 우주군 창설을 성과로 꼽았다. 동맹국들을 향해 공평한 몫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의회가 낙태금지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우리는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무소속이든, 인간의 생명이 신의 신성한 선물이라는 데 동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선조는 인류사에 존재하는 가장 예외적인 공화국을 건설했다. 우리는 이전 어느 때보다 이를 위대하게 만들고 있다"며 "미국의 시대, 미국의 서사시, 미국의 모험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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