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격화…정부·러시아군 공세에 52만명 피란

입력 2020-02-0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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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격화…정부·러시아군 공세에 52만명 피란
수주간 북서부 이들립 폭격…난민 80% 여성과 아이
"혹한 속 전쟁범죄급 무차별 무력사용에 최악의 인도적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시리아 내전에서 마지막 반군 근거지에 대한 정부군 공세가 강화되면서 난민이 50만명 넘게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수주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시리아 정부군이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집중적인 폭격과 지상 작전을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지역에서 전개함에 따라 도시 전체가 텅 비고 막대한 규모의 민간인이 맞은편 터키 국경 쪽으로 피신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거세진 이번 폭력사태로 이들립 주민 300만명이 시리아 사상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구호단체들이 전했다
터키는 이미 400만명 정도의 난민을 수용했지만, 추가로 난민에게 국경을 열려는 마음이 없다.

데이비드 스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대변인은 "지난 12월 1일 이후 52만명 정도가 피란민이 됐다"면서 "이들의 80% 정도는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추운 겨울과 맞물린 이번 '엑소더스'(대탈출)는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이다. 내전 이전 2천만명에 달하던 시리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이산의 아픔을 겪었으며 때론 수차례나 피란길에 오르기도 했다.
무함마드 바흐자트(34)는 AFP통신에 며칠 사이 세 번이나 이뤄진 공습을 피해왔다면서 "한밤중 어디로 갈 줄도 모른 채 도망쳤다'고 말했다. 픽업트럭 앞자리에 아내와 세 아들과 함께 앉은 그는 "로켓이나 폭탄이 어디에 떨어질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사택 악화가 "지극히 우려스럽다"면서 정전을 촉구했다.
시리아 정부군은 이들립 지역 마을 수십 곳과 일부 타운들을 수복했으며 계속해서 진격 작전을 펼쳐 피란민들을 터키 국경 쪽으로 거세게 밀어붙이고 있다.

하자노 타운에서 AFP 통신원은 소형 트럭과 밴 수십 대가 피란 짐을 잔뜩 실은 채 한 간선도로를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 꼬리에 꼬리를 문 차량 행렬에는 남녀와 어린이들이 타고 있고 담요, 카펫, 가재도구 등이 실려 있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12월 중순 이후 이들립 지역 폭격으로 민간인 300명 정도가 사망했다.
유엔 전문가들은 지난 4일 최근 이들립 지역에 대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면서 '전쟁 범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시리아 정부군 공세에 터키가 개입하면서 국제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일 새로 파견된 터키군과 시리아 정부군 사이 이례적 교전으로 터키군 8명과 시리아 정부군 최소 13명이 숨졌다. 이는 지난 9년 사이 양측 간에 가장 심각한 군사적 충돌이라고 신문은 덧붙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5일 시리아 정부군이 이달 말까지 이전 휴전선 경계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터키가 추가 군사작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sungj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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