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中의 진정한 친구' 1면 기사도…관광산업 제일 큰 손 위력?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로 곤경에 빠진 중국 정부와 우한 시민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현지 언론에 부쩍 자주 소개되고 있다.
쁘라윳 짠오차 총리 집권 이후 부쩍 가까워진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는 평가와 함께 태국 경제의 주요 축인 관광산업의 '최대 고객'인 중국의 위력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내 첫 '사람간 전염' 환자였던 50세 택시 기사는 전날 완쾌 판정을 받고 격리 치료 중이던 논타부리주 밤랏나라두라 전염병 연구소에서 퇴원했다.
이름을 안 밝힌 이 택시기사는 퇴원 기자회견에서 "같은 가족이기 때문에 감염 이후에도 관광객들에게 나쁜 감정은 없다"면서 "우한 시민들이 이 질병에 맞서 싸우라고 성원을 보내고 싶다. 내가 극복한 것처럼 그들도 이번 일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방콕포스트는 또 태국에서 근무하는 중국인 언론인들을 취재해 '태국은 중국이 어려울 때 함께 해 준 진정한 친구'라는 취지의 기사를 1면에 실었다.
해당 기사에는 "우한과 중국민에게 응원 메시지를 전달하는 정부와 시민들의 동영상이나 현수막을 보고 감명받았다"면서 "태국이 중국의 좋은 친구라고 느끼게 됐다"는 태국 주재 관영 중앙(CC)TV 기자 인터뷰 등이 실렸다.
온라인 매체 네이션은 태국 관광 경찰이 올린 '중국·우한 응원 동영상'이 SNS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50여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130명의 관광 경찰이 출연, 중국어로 "중국민이 이 위기를 빨리 극복하기를 희망한다. 우리는 중국민을 우리 가족의 일원으로 사랑한다. 중국과 우한, 포기하자 마라"고 말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날 오전 현재까지 태국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5명으로 중국 외에서는 일본(45명)과 싱가포르(28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그러나 중국인 입국자들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 등 적극적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
태국 밖에서는 이런 '소극적 태도'가 중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도 지난 2일 중국인 관광객에 크게 의존하는 등 중국의 입김이 강한 곳에서 신종코로나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는 경향이 나타난다면서 캄보디아, 태국,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을 거론했다.
실제 태국은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 감소가 태국 경제에 가져올 파장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중국은 태국 관광업계의 가장 '큰 손'으로, 지난해에만 약 1천100만명이 태국을 찾았다.
무역·산업·은행업 공동상임위원회(JSCCIB)는 전날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의 2.5~3%에서 2~2.5%로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JSCCIB는 이번 사태가 3개월 이상 지속할 경우, 관광업계가 약 1천80억 바트(약 4조1천137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호황을 누려온 태국 파타야의 보트 업체들이 중국의 단체 관광 금지 조치에 따라 최장 석 달까지는 보트를 놀려야 하는 처지라고 하소연하는 뉴스도 나온다.
sout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